경제·금융 보험

생보사 자산운용 수익률 3%대로 추락…1분기 3.9% 사상 최저

저금리 기조에 채권 수익 급감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활로 뚫고

해외 대체투자처 찾아 반등노려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평균 운용자산 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3%대로 추락했다. 저금리 추세가 장기화하면서 기존의 주요 투자 대상인 채권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탓이다. 이에 따라 삼성·한화·교보 등 주요 생보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여러 대체 투자처를 찾고 있지만 국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경제도 전반적으로 성장 탄력이 떨어진 상황이어서 자산 운용 수익률을 당장 끌어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생명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올 1·4분기 말 기준 생보 업계 운용자산 수익률은 3.9%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만 해도 생보 운용자산 수익률은 5.9%에 달했으나 이후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말 4.0%로 마감했고 올 들어 다시 3%대까지 추가 하락했다. 생보 업계 운용자산 수익률이 4%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9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업체별로는 삼성(3.7%), DGB(3.7%), 미래에셋(3.7%), 신한(3.8%), 농협(3.5%) 등이 업계 평균을 밑돌았고 한화(4.3%), 알리안츠(4.5%), 교보(4.4%), 푸르덴셜(4.3%) 등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1위인 삼성생명만 해도 운용 자산 내 채권 비중이 60% 가까이 된다”며 “이런 투자 포트폴리오는 안정성 면에서는 긍정적일지 몰라도 요즘 같은 시장 금리 환경에서는 수익률 하락과 이자 역마진 확대라는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운용자산 수익률 하락세가 지속됨에 따라 생보사들은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수익률 제고에 나서고 있다. 우선 삼성생명의 경우 채권에 치중해 있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과 대출 등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자회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을 통해 국내 부동산은 기존 보유 건물을 매각하고 해외에서는 신규 매입 후 임대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늘려가고 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을 통해서는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제휴하는 등의 방식으로 신규 해외 대체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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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도 최근 미국 댈러스 소재 빌딩 인수를 위한 신디케이션 담보 대출에 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해외 대체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는 보험 업계에서 처음으로 중금리 대출 시장에 뛰어드는 등 틈새 수익처 발굴에 애쓰고 있다.

또 교보생명은 그간 소규모로 진행해온 일본 시장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현지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지 태양광발전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뿐 아니라 부동산 리츠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보다 먼저 저금리에 따른 자산운용 수익률 하락 문제에 직면했던 유럽이나 일본·미국 보험사들은 부동산 분야만 해도 단순한 건물 매매가 아니라 장기 임대료 수입 등을 목적으로 투자하기도 하고 풍력발전·항공·인프라 등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투자처를 다각화해왔다”며 “하지만 국내 생보사들의 경우 그간 워낙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했던 탓에 대체 투자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자산 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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