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도요타, 수소차 생산능력 3배로…시장확대 위해 '적과 동침'도 OK

도요타 쇼룸형 수소충전소 가보니

닛산·혼다 등과 인프라구축 맞손

2030년까지 충전소 900개로

현대차 등과 협력입장도 내비쳐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수소충전소 이와타니 이바고엔점에서 직원이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에 수소연료를 충전하고 있다. /도쿄=성행경기자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수소충전소 이와타니 이바고엔점에서 직원이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에 수소연료를 충전하고 있다. /도쿄=성행경기자




일본 도쿄 미나토구 도쿄타워 인근에 있는 이와타니산업의 수소충전소 이바고엔점. 지난해 4월 문을 연 이곳은 일본 최초의 쇼룸 병설형 수소충전소다. 2층 규모 건물에는 수소충전시설과 함께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FCV) ‘미라이’가 전시돼 있다. 도요타·닛산·혼다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 ‘빅3’와 이와타니산업 등 에너지업체 10곳은 수소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수소충전소 정비 등 인프라 구축에 손을 맞잡았다.


지난 8일 찾은 이바고엔점은 한산했으나 액화수소저장시설과 압축기 등 고가의 장비로 구성된 충전소 시설을 통해 일본이 수소사회 실현을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나카이 히사시 도요타 기술홍보부장은 “충전소와 수소차는 꽃과 벌의 관계와 같다”며 “아직 수소차 보급이 적은 상황에서 구축에 많은 비용이 드는 충전소를 확대하기 쉽지 않지만 정부와 함께 자동차 메이커와 에너지업체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하이브리드차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지만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수소차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도요타는 2014년 12월 첫 전용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했고 혼다는 올해부터 ‘클라리티’를 판매 중이다. 닛산도 내년께 양산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수소차는 차량에 충전된 수소와 공기 중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생긴 전기로 모터를 구동시키는 차량이다. 순수 전기차에 비해 주행 거리가 훨씬 길고 충전 시간이 짧은 게 장점이다. 미라이의 경우 5㎏의 수소연료를 3분 만에 충전해 650㎞를 주행할 수 있다. 가격은 ㎏당 1,100엔(한화 약 1만2,000원)이다.


지난해 9월과 10월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미라이는 지난달 말까지 전 세계에서 890여대가 판매됐다. 아직 수소차가 생소한 탓도 있지만 일본은 물론 미국·유럽 등지에 수소 충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보급이 더딘 편이다. 현재 일본 내 수소차 충전소는 77곳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국에 900개의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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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타니 이바고엔점에서 수소연료를 충전하기 위해 주차 중인 도요타 ‘미라이’. 일본 정부는 수소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를 9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이와타니 이바고엔점에서 수소연료를 충전하기 위해 주차 중인 도요타 ‘미라이’. 일본 정부는 수소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를 9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경쟁보다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3사가 50억~60억엔 규모의 재원을 마련해 충전소 구축과 운영에 드는 비용을 지원한다. 특히 도요타는 자사의 수소차 관련 특허 5,680건을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도록 개방하는 등 수소차 시장 확대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해 연간 700대 수준인 생산 능력을 올해 2,00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나카이 기술홍보부장은 “2020년 이후 세계 시장에서 연간 수소차 3만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을 전후로 미라이의 후속 모델을 출시해 수소차 시장 공략의 전환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차 시장 확대를 위해 자국 브랜드는 물론 독일 BMW와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도요타는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현대차그룹과도 수소차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도요타에 앞서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 iX’ 수소차를 양산해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프랑스의 산업용 가스제조사 ‘에어리퀴드’와 수소차 시장 선도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는 2018년께 수소차 전용 모델도 내놓을 예정이다.

나카이 기술홍보부장은 “지금 단계에선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 가능한 많은 업체가 수소차를 내놓고 시장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수소차에 있어서는 도요타의 선배인 현대차를 비롯해 여러 업체가 수소차 개발에 적극 나선다면 시장 확대는 물론 친환경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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