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서울경제TV] 구조조정·경기위축에 칼 빼든 한은

[앵커]

기준금리 인하 얘기 더 해보려고 합니다. 가계부채가 우리경제 뇌관이 되는 것을 우려해 좀처럼 기준금리에 손을 대지 않던 한국은행이 이번 달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그만큼 이대로 있다가는 하반기 우리 경제가 위험하다고 본 건데요. 금리인하 배경과 향후 흐름 등을 보도국 정훈규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앵커]

정기자,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두고 ‘깜짝’·‘전격’ 이런 표현들이 많습니다. 한국은행이 예상을 벗어난 카드를 뽑아든 셈인데, 시의적절했다고 보입니까?

[기자]

네, 이번 금리인하는 예상을 깬 수준을 넘었섰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한국은행의 이번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금리인하 발표가 있기 전인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동결 전망이 우세했고, 대신 금통위 위원중 일부가 소수의견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만장일치 결정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추락을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전문가들도 이번 선택에 대해서는 경기 하강위험이 커지고 있는 우리 경제 흐름상 적절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송인호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

“지난달에 금리인하를 했으면 조금 더 나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달에 금리인하를 한 과정에서도 적절했다고 보이는 것이 미국과 우리나라 간의 금리 차이간 일정부분 여유가 생겼고요.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금리 인하는 경제 성장 전반에 대한 흐름에서 적절했다고 보입니다.”

[앵커]

한국은행의 선택이 예상 밖일 뿐, 금리 인하는 더 빨랐어도 좋았다는 얘긴데요. 사실 그동안 금리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들은 많이 있어 왔지 않습니까, 한국은행이 이번 달에 금리인하를 단행한 배경은 뭡니까?

[기자]

네, 최근 가속화된 구조조정의 영향이 컸습니다.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연쇄작용을 일으키면 걷잡을 수 없이 경기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정부와 한은은 어제 11조원 규모의 국책은행 자본확충안을 확정 발표했고, 이렇게 되면 실탄을 확보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됩니다.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대량실업 발생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경기 하강 위험이 커지는 겁니다.


여기에 하반기 들어서는 기준금리 인하 외에 경기 활성화를 위한 마땅한 수단이 없는 이유도 있는데요. 한동안 소비를 촉진하던 개별소비세 인하가 이달 말로 종료되고, 대출규제로 부동산 거래는 위축될 가능성이 큽니다. 9월 시행될 ‘김영란법’도 내수를 얼어붙게 할 요인으로 꼽히고요. 또 정부는 1분기 재정 조기 집행으로 경제성장을 뒷받침한 후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 한국은행이 나설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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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셈인데요. 반면에 미국은 금리 인상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1,220조원를 넘어섰고, 향후 우리도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 오면 부작용이 크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일단 고용지표 때문에 미국이 당장 이번 달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요. 현재 9월 인상설 유력한 상황입니다.

얼마 전까지 6월 인상설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상당한 시간을 번 셈인데요.

미국이 금리 올리면 우리나라도 결국은 뒤따라가야 하는데, 하방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낮춰 내수 촉진이나 경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몇 개월의 여유가 생긴 겁니다.

또 가계부채 증가가 우려되기는 하지만 1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올해부터는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하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가 리스크를 키우기 보다는 경제성장을 이끄는 동력으로 더 크게 작용할 것이란 주장입니다.

[앵커]

현재는 금리인하로 인한 부작용보다 긍정적이 효과가 크다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은 9월 금리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죠? 그럼 9월 이후 한국은행도 곧장 금리를 올려야 합니까?

[기자]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 상황에 맞게 신축적으로 대응하면 되는 부분입니다. 특히 벌써부터 오는 10월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기본적으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뒤따라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돈은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서 금리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흐르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 금리는 계속 낮은 상태인데 미국이 점차 금리를 올리면 국내에 있는 자금들이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증시에 타격이 불가피하게 됩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0.25~0.5%로 아직 우리나라와는 격차가 있는 상태고요. 또 수출중심인 우리나라 경제구조를 생각할 때 미국이 금리를 높여도 낮은 금리가 득일 수 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거나 우리나라가 낮추는 것은 환율 상승요인인데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자금 이탈 위험이 있더라도 수출로 경기를 살리면서 상황에 따라 대응해도 늦지 않다는 겁니다.

[앵커]

네, 정훈규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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