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왜 그사람과 결혼해" 친딸 화형한 어머니

비슷한 사례, 파키스탄서 한 달 사이 3건이나 발생

파키스탄에서는 한 달 사이 결혼 문제로 여성들이 살해당한 사건이 3건이나 발생했다./출처=이미지투데이파키스탄에서는 한 달 사이 결혼 문제로 여성들이 살해당한 사건이 3건이나 발생했다./출처=이미지투데이


파키스탄에서 한 여성이 가족이 반대한 결혼을 했다며 친딸을 화형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BBC방송은 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경찰이 라호르 시에서 가족의 승낙을 받지 않고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딸을 화형에 처한 어머니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나트 라피크(18)는 결혼을 반대하는 가족들을 피해 애인과 함께 도망쳐 법원에 혼인 신고를 한 뒤 시댁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라피크의 어머니인 파르반 라피크(50)가 찾아와 가족들과 화해하고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려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돌아온 친딸을 잔인하게 화형시켰다. 검시 결과 라피크는 목이 졸리는 등 고문을 당하며 불 태워지는 순간에도 생존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같은 범행이 50세 여성 혼자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도주한 남자 형제의 연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결혼 문제로 여성들이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3건이나 벌어졌다. 지난달 30일에는 교사인 마리아 사다퀘(19)가 결혼 제의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화형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다퀘는 심하게 구타를 당한 뒤, 산 채로 불에 태워졌다. 심한 화상을 입은 그녀는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1일 끝내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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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퀘의 이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다퀘가 교사로 일했던 학교재단 이사장 아들과의 결혼을 거절해서 죽임을 당했다”며 “6개월 전에 학교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아들과 결혼할 것을 강요했는데, 그 아들은 유부남으로 딸까지 있었다. 사다퀘보다 나이도 곱절이나 많았다”라고 밝혔다.

한 달 전에는 아보타바드(Abbottabad) 인근의 마을에서 친구의 애정 도피를 도운 16세 소녀가 마을 사람들에 의해 납치·살해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만 1,096명의 여성이 가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친족에 의해 명예 살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

김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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