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선국면으로 보호무역 주의가 확산하고 있는 미국을 직접 방문해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가 연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제기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상대 측 설득작업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주형환 장관은 지난 9일 세종시에서 출입기자단과 연찬회를 열고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와 관련 없이 반자유무역정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입장에서 미국은 굉장히 중요한 나라인 만큼 한미 간 통상문제가 불필요하게 확산 안되게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주 장관은 그러면서 “한미 FTA 체결 후 우리는 상품수지 흑자가 늘었지만 서비스수지는 미국 흑자가 훨씬 더 크다”며 “하반기에 미국 기업들을 직접 만나 서로 간에 감정이 상하지 않고 합의점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가 제기하는 것처럼 한미FTA 재협상은 힘들다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보호무역 기조가 심화하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주 장관은 “불공정하게 대우받는 기업인들을 정부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우리 국민인데 갑질을 당하고 있는 경우를 수집해 주재국 대사는 물론 관련 장관들을 만나면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에서 철강 수출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기업에 이런 입장이 있으니 고려해달라고 상대 정부에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위원으로 활동 중인 장승화 서울대 교수의 연임에 반대하면서 다른 회원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WTO의 독립성과 관계된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특정 인사가 연계된 문제라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 조심스럽게 한국 측 입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장관은 끝으로 정부의 에너지신산업 정책과 관련 “이달 말이나 7월 초에 전기차, 스마트카,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 등을 묶어 정부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부문별 진입 규제 해소 안을 비롯해 에너지 신산업을 새로운 산업으로 키울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