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이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단서를 포착하고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착수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파장과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등으로 바람 잘날 없던 롯데그룹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졌는데요. 제2롯데월드 건설과 각종 면세점 사업권 수주 등 각종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은 롯데그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지이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검찰의 ‘기업 사정(司正)’ 칼끝이 롯데그룹을 겨눴습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 4부와 첨단범죄수사 1부는 오늘 오전 신동빈 회장의 서울 평창동 자택과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계열사, 임원 자택 등 17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사와 수사관 200여명은 그룹 정책본부장실과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그리고 신 회장 자택에서 계열사 간 거래 회계장부 등 내부자료 다수를 확보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롯데그룹 계열사 간 자산 거래 과정에서, 호텔롯데 관련 계좌를 정밀 분석한 결과 호텔롯데 임직원들이 매출을 장부에서 누락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의 수사범위가 제2롯데월드 관련 의혹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롯데그룹은 이명박 정부 시절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에서 정치권, 군 핵심 관계자들을 상대로 거액의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항공기 이착륙 위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활주로 각도를 변경하는 등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입니다.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에 롯데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영자 롯데 장학재단 이사장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간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게 불과 이틀 전.
어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를 비롯해 롯데마트 전 일상용품팀장 등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여기에 롯데 홈쇼핑까지 지난 28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6개월간 프라임 타임 영업정지를 받은 상황입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번에는 검찰이 호텔롯데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면서, 다음달로 미뤄진 호텔롯데 상장 작업도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 서울경제TV 한지이입니다.
[영상취재 허재호 /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