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은 사흘 합계 17언더파 199타로 10회를 맞은 이 대회 최소타 타이(2013년 변현민)로 정상에 올랐다. 긴장하게 마련인 첫 승 도전이었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로 흔들림 없는 선전을 펼쳤다. 2위 고진영(21·넵스·13언더파)을 4타 차로 따돌린 그는 이번 시즌 6번째이자 최근 3개 대회에서 이어진 생애 첫 승 기록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조정민·장수연·김해림·배선우·박성원이 첫 우승을 수확했다.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받은 박지영은 19위였던 시즌 상금랭킹을 7위(2억3,690만원)로 끌어 올리며 새 강자 탄생을 알렸다.
승부는 한 조에서 맞대결한 박지영과 장수연(22·롯데)의 치열한 매치플레이 양상으로 펼쳐졌다. 1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장수연이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를 이루자 박지영은 2번홀(파4) 버디로 응수해 다시 리드를 잡은 뒤 5번과 7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3타로 달아났다. 8번홀(파4)에서 장수연의 1m도 안 되는 파 퍼트가 홀을 돌아나와 격차가 4타까지 벌어지면서 승부의 추는 박지영 쪽으로 급속히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올 시즌 2승을 거둔 장수연은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았다. 이어진 2개의 파5홀인 9번과 10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2타 차로 따라 붙었다. 12번홀(파3)에는 박지영이 3퍼트로 보기를 적어낸 사이 3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순식간에 동타를 이뤘다. 둘은 13번홀(파4)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으며 팽팽히 맞섰다. 맹추격을 벌인 장수연의 우세가 조심스레 예상됐지만 분위기는 14번홀(파4)에서 다시 한 번 180도로 바뀌었다. 장수연이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스스로 두 발짝 뒷걸음질을 한 것. 박지영은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장수연의 추격에서 3타 차로 벗어나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16번홀(파3)에서 10m가 넘는 장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경쟁자들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린 그는 나머지 2개 홀을 침착하게 파로 마무리한 뒤 동료 선수들의 축하세례를 받았다.
장수연은 1타를 줄인 데 그쳐 공동 4위(11언더파)로 마쳤다. 고진영은 이날 최고 스코어인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단독 2위(13언더파)를 차지했고 박소연(24·문영그룹)이 3위(12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시즌 4승의 박성현(23·넵스)은 6타를 줄이는 뒷심으로 전날 공동 16위에서 공동 4위까지 상승하며 상금랭킹 1위를 지켰고 무릎 부상으로 지난달 투어에 합류한 허윤경(26·SBI저축은행)도 공동 4위에 오르며 부활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