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조직적 테러냐 외로운 늑대냐 수사력 집중

미 플로리다클럽서 총기난사 테러가능성

주말밤 100여명 모인 게이클럽서 20명 사망

아프간계 미국인 용의자 준비철저, 사살

"이슬람테러리즘에 심취" 중국공항서도 폭발

미국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사건 뒤 현지 경찰이 올린 트위터 캡쳐미국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사건 뒤 현지 경찰이 올린 트위터 캡쳐


미 플로리다 올랜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12일 오전2시(현지시간) 총기 난사가 발생해 20여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사법 당국은 이번 사건을 테러라고 규정하고 조직적 테러인지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에 의한 범행인지를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게이 전용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와 인질극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들은 용의자가 아프간계 미국인인 오마르 마틴이라고 보도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존 미나 올랜도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망자가 대략 20명 정도에 달한다”며 “범인이 매우 조직적이고 준비를 잘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최소 42명에 달하며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용의자가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조직에 연계돼 있는지 독자적으로 범행을 벌인 것인지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의 론 후퍼 특수요원은 용의자가 “(이슬람 테러리즘에) 심취한 개인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하지만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펄스’는 올랜도에서 가장 붐비는 게이클럽이다. 이날 밤 클럽 안에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올랜도 경찰은 오전5시께 특수기동대(SWAT)를 투입해 폭발물을 처리하고 인질들을 구출했다. 이 과정에서 용의자는 사살됐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범행 당시 용의자는 대량 살상용 라이플, 권총과 정체를 알 수 없는 폭발물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생존자인 존 아라모씨는 AP통신에 “총격이 일어날 당시 클럽에 있는 수많은 방 중 하나에 숨어 있었다”며 “20·40·50발에 이르는 총격을 들었으며 곧 음악이 멈췄다”고 긴박했던 당시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또 다른 남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안에서 총이 발사된 뒤 “‘사람이 죽었다’는 비명이 들려왔다”고 전했다.

올랜도에서는 지난 10일에도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가수 크리스티나 그리미가 사인회 도중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올랜도 경찰은 이번 사건과 그리미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찾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건 발생 이후 긴급보고를 받고 희생자 유족에게 위로와 애도를 표하고 연방정부 기관들에 조사에 필요한 지원을 하라고 지시했다. 보고는 국토안보와 대(對)테러 담당 보좌관인 리사 모나코가 맡아 미국 정부가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에서도 이날 폭발물이 터져 최소 5명이 부상했다고 중국신문망 등이 보도했다. 이번 폭발은 푸둥공항 제2터미널의 C프론트 ‘체크인’ 카운터 앞에서 맥주병으로 만든 사제 폭발물이 터지면서 일어났다. 범인은 폭발 직후 칼로 자살을 시도했지만 심각하게 부상한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중국 공안은 즉각 현장을 통제했지만 범인이 누구인지 등 사건경위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16일 디즈니랜드 개장을 앞두고 상하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시기를 노려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추측했다.

연유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