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50弗' 유가에...에너지기업 다시 기지개

美 셰일오일 업체 시추 확대

정크등급 채권발행도 잇따라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안팎으로 회복되며 연초 대비 17% 이상 오르자 움츠렸던 에너지 기업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았던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생산이 늘고 관련기업들의 채권 발행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12일(현지시간) 원유정보제공 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주(6월4~10일) 미국의 원유 시추공 수는 전주 대비 3개 늘어난 328개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이는 전주 9개가 늘어난 데 이어 2주 연속 증가세다.


미국 에너지 기업인 콘티넨털리소시스의 해럴드 햄 최고경영자(CEO)는 “시추를 끝내지 못한 배큰 지역의 셰일유전에 직원을 다시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유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시추업체인 ‘헬메리치&페인’과 ‘인디펜던스컨트럭트드릴링’ 등에도 최근 석유탐사 업체들의 사업 문의가 늘고 있다. 이는 국제유가가 미국 시추 업체들의 순익분기점인 배럴당 55~60달러 선에 다가선 현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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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원유시장에 비관적이던 금융시장의 전망도 바뀌고 있다. 유가가 2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극단적 ‘비관론’을 제기했던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입장을 바꿔 내년 말까지 유가가 60달러대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지난 8일 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평균 가격 전망을 종전 배럴당 40.32달러에서 42.83달러로 6.23% 상향 조정했다.

유가 상승 전망에는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발생한 산불과 나이지리아 반군의 원유생산 시설 공격 등이 영향을 미쳤다. 각각 하루 평균 80만배럴, 17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이곳들이 멈춰버리자 5월 글로벌 원유공급 차질은 하루 평균 360만배럴 수준까지 크게 치솟았다.

유가 회복으로 정크 등급 에너지 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채권 발행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월과 이달 초까지 전 세계에서 발행된 정크 등급 에너지 기업들의 채권 발행 규모는 이전 11개월간의 발행분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미즈호증권의 리처드 스미스 이사는 “배럴당 50달러라는 액수가 채권 투자자들의 공포를 낮춰줬고 등급이 낮은 회사들은 이 틈을 타 채권 판매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 들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기업들 가운데 40%는 미국 원유 및 가스 기업들로 추산되는 만큼 여전히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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