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 대한 충성 맹세를 거부하자 맥주잔을 얼굴에 던져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남종현 회장이 “손이 미끄러져서 실수한 것”이라고 주장해 비난이 일고 있다.
검찰은 맥주잔을 던져 대한유도회 산하 간부를 다치게 한 혐의(흉기 등 상해)로 기소된 남종현(72) 그래미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 선고대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구형했다고 15일 밝혔다
남 회장은 전 대한유도회장을 지내던 지난해 6월19일 강원 철원군 내에 자신이 운영하는 여명808 제조공장 연회장에서 대한유도회 산하 중고연맹회장 이모(61)씨가 충성 맹세를 거부하자 폭행해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3월 원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꿇으라 하고 응하지 않자 맥주잔을 얼굴에 던진 행위는 심각하지만 원만히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남 회장은 “일흔이 넘었고 치매 초기 현상이라는 진단을 받은 상태에서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수행하기 어렵다며 양형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의정부지법 형사4부(재판장 이근영)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남 회장은 “대한유도회의 정관 변경 문제와 유도계의 편파 판정 등 비리가 만연해 있어 이를 해결하려는 마음에 취중 정의감에 불타 맥주를 뿌리려고만 했지만 본의 아니게 손이 미끄러졌다”면서 “그 순간 피해자가 일어나면서 잔에 얼굴을 맞아 다치게 됐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도 남 회장에게 유리컵을 던졌고, 피해자의 동료도 남 회장을 제압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다”고 말했다.
이어 “남 회장은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았고, 체육계에 수십억의 자금을 지원했으며, 평소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그 시간에 다른 사회봉사를 할 테니 원심에서 선고한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면할 수 있도록 ‘선고유예’로 선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남 회장과 변호인은 최근수(주식회사 딜리 대표이사) 경기북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 등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손이 미끄러졌다면서 (폭행의 고의) 혐의 일부를 부인하지만 피해자는 입술이 터지고 치아가 빠지는 피해를 당했다”며 “피고인은 원심부터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뉘우치는 마음이 없어 죄질이 불량하므로 항소를 기각해 달라”고 주장했다. 남 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은 7월7일 오후 2시에 의정부지법에서 열린다.
/김인경인턴기자 izzy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