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신 회장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들의 ‘입’을 여는 데 검찰 수사력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또한 검찰 소환에 대비해 대비책 세우기에 주력하는 등 장외 기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주요 수사선 상에 오르면서 신 회장 최측근이자 석유화학 전문가로 알려진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황 실장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롯데케미칼이 해외 석유화학제품 원재료를 수입하는 과정에 중간 거래업체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중추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황 실장은 최근 변호사 사무실이 밀집한 서초동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에 대비해 전관 출신 유력 변호사를 선임하려 한다는 소문도 이어졌다.
한국과 일본 롯데 자금흐름과 자본유출 의혹의 중심에는 고바야시 마사모토 한국롯데캐피탈 대표가 있다. 고바야시 대표는 롯데 경영의 최정점에 있는 일본롯데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고바야시 대표가 신 회장의 자금줄을 관리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롯데캐피칼 대표를 맡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실력자’로 통한다. 다만 고바야시 대표를 검찰에서 볼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고바야시 대표는 현재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창권 롯데자산개발 대표는 계열사 간 수상한 부동산 거래의 배후로 지목된다. 롯데자산개발은 그룹의 각종 개발사업에 참여해 부동산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신 회장의 지지 아래 국내외 각종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검찰이 핵심 의혹으로 계열사 및 오너 일가의 부동산 거래 정황을 살펴보고 있는 만큼 관련 내용에 가장 밝은 김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 연루돼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검찰은 이들의 협조가 수사 성과를 결정지을 중요한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그만큼 이들 소환에도 신중하게 준비하는 모습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회사 실무 관계자 소환 등을 통해 초기 조사를 마무리한 뒤 이달 안으로 본격적인 소환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