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예정된 비대위 정례회의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복당으로 촉발된 ‘복당 내홍’이 봉합됐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친박계가 당내 의견 수렴 없이 강행해 사태의 책임이 있다고 지목한 권성동 사무총장은 교체하기로 했다. 친박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차원이다.
지상욱 대변인은 19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 위원장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통합과 혁신을 완수하기 위해 고심 끝에 대승적으로 혁신비대위의 소임을 다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을 보필할 새로운 사무총장을 인선하고, 20일 오전 혁신비대위 회의를 정상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고 지 대변인은 밝혔다.
이에 앞서 정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지난 16일 혁신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유 의원 등 탈당파의 복당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한 자신의 ‘중대범죄’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정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보수정당의 어려운 현실을 보고 안타까워하면서 어려운 결심을 해준 어른께 제가 복당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너무나도 거칠고,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언사를 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사죄한다”며 당무 복귀를 거듭 간청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당이 이렇게 어려울 때 나로 인해 혼란이 더 가중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배석한 지상욱 대변인이 전했다.
새누리당은 당초 이날 오후 김 위원장의 고심을 고려해 월요일 비대위회의를 전격 취소했지만, 김 위원장이 참석의 뜻을 밝히면서 다시 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당 내홍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친박 의원들이 20일 오후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는 모임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친박 의원들은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유 의원 복당 결정에 따른 파문 수습을 위해 의원총회 소집과 정 원내대표의 공식 사과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친박들이 사태의 주요 책임자로 지목한 권 사무총장 교체의사를 밝히면서 친박들의 반발 강도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17일 김진태·김태흠·이완영·이우현·이장우·강효상 의원 등 6명의 초·재선 소장파와 3선 중진인 조원진 의원은 관련 안건을 다룰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 등을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가 취임 후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혀놓고서 지난 20대 총선 과정에서 계파 갈등의 뇌관이던 유 의원 복당 여부를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은 채 결정했다는 게 친박계가 품은 불만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