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사진) 9단이 일본 바둑계 최고 권위의 칭호 중 하나인 ‘명예명인’에 등극했다.
20일자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조 9단은 규정에 따라 만 60세 생일을 맞은 이날 명예명인이 됐다. 명인을 포함한 일본 바둑계 7대 타이틀의 경우 5연패 하거나 통산 10회 우승한 사람에게 60세가 됐을 때 또는 은퇴 시 ‘명예’ 칭호를 준다.
조 9단은 지난 1980년 제4기 명인에 오른 후 1984년까지 5연패를 달성하며 20대 때 일찌감치 명예명인 자격을 손에 넣었다. 그 후 1980년대 중반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재기에 성공하며 1996∼1999년 명인전 4연패라는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쓰기도 했다.
일본에서 명예명인 등극은 조 9단이 두 번째다. 그의 라이벌이던 고바야시 고이치(63) 9단이 2012년 60세가 되면서 조 9단에 앞서 명예명인 칭호를 얻었다. 현재 명예명인 자격을 갖춘 현역 기사는 없다. 부산에서 태어난 조 9단은 6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11세 때 일본기원 소속 프로기사가 된 후 통산 타이틀 획득 수에서 사상 최다인 74회를 기록하고 있다. 또 일본 바둑 7대 타이틀을 모두 한 차례 이상 획득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사상 처음으로 달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