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걱정 대신 집중...메이저 불운 날린 존슨

PGA US오픈 최종

지난해 마지막홀 3퍼트 '악몽'

올핸 '벌타'에도 침착한 플레이

첫 메이저 타이틀로 통산 10승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트로피에 입 맞추는 더스틴 존슨. /피츠버그=UPI연합뉴스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트로피에 입 맞추는 더스틴 존슨. /피츠버그=UPI연합뉴스




‘걱정 대신 집중으로’

벌타에 대한 불안함도, 불운의 기억도 메이저대회 우승을 향한 더스틴 존슨(32·미국)의 집념을 막지 못했다. 존슨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CC(파70·7,219야드)에서 열린 제116회 US 오픈 골프대회 4라운드에서 1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4언더파 276타로 정상에 올랐다. 공동 2위 셰인 라우리(아일랜드)와 짐 퓨릭(미국·이상 1언더파)을 3타 차로 제친 그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인 통산 10번째 우승을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300야드를 가볍게 넘기는 존슨의 첫 메이저 우승 열쇠는 집중력이었다. 존슨은 5번홀(파4) 그린에서 파 퍼트를 할 때 볼이 뒤쪽으로 미세하게 움직이자 경기위원을 불렀다. 그는 어드레스를 하기 전에 볼이 저절로 움직였다고 설명했고 경기위원은 그 자리에서 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골프규칙은 어드레스를 취한 뒤 볼이 움직인 경우 1벌타를 부과한다. ‘잠재적 벌타’를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존슨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에 2타를 줄인 그는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라우리와 공동 선두를 이뤘다. 12번홀에서 경기위원으로부터 벌타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후로도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14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냈으나 더 이상 타수를 잃지 않았고 도리어 뒤 조의 라우리가 14~16번홀 3연속 보기로 뒷걸음질을 했다. 존슨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1.5m 버디를 잡아 4타 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경기위원회는 5번홀 상황에 대해 어드레스 상태에서 볼이 움직인 것으로 판정해 존슨에게 벌타를 줬다. 동료 선수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된 이 판정으로 공동 2위와의 격차는 3타로 줄었지만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다. 경기 후 존슨은 “(벌타에 대한) 걱정보다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로써 존슨은 자신을 따라다니던 메이저 ‘무관’보다 더한 메이저 ‘불운’ 꼬리표를 떼어냈다. 지난 2007년 데뷔한 그는 메이저대회 때마다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메이저 몰락 사례의 단골이 됐다. 지난해 US 오픈에서는 마지막 날 마지막 홀(파5)에서 4m를 남기고 3퍼트를 해 조던 스피스(미국)에게 1타 차로 우승을 넘겨줬다. 2010년 US 오픈에서는 마지막 라운드를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뒤 무려 11오버파로 무너져 공동 8위에 그쳤다. 그해 PGA 챔피언십도 빼놓을 수 없다. 4라운드 17번홀까지 1타 차 단독 선두였던 그는 마지막 18번홀에서 ‘숨은 벙커’에서 클럽을 지면에 대고 샷을 했다가 2벌타를 받아 공동 5위로 마쳤다.

이번에도 존슨에게는 불운의 그림자가 드리웠지만 집중력과 실력으로 걷어내며 마침내 메이저 챔피언의 반열에 올라섰다. 세계랭킹 3위로 점프한 그는 제이슨 데이(호주), 스피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 더해 ‘빅4’ 구도의 시작을 알렸다.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지만 2013년 ‘아이스하키 전설’ 웨인 그레츠키(캐나다)의 딸이자 모델 겸 배우 폴리나와의 약혼 사실을 알린 존슨은 이날 우승을 확정한 뒤 17개월 된 아들 테이텀을 번쩍 들어안으며 가족과 기쁨을 나눴다.

세계 1위 데이는 공동 8위(2오버파), 지난해 우승자 스피스는 공동 37위(9오버파)로 대회를 마쳤다. 예선을 거쳐 이번 대회 출전권을 따낸 강성훈(29)은 공동 18위(6오버파)를 차지했고 안병훈(25·CJ그룹)은 공동 23위(7오버파)에 자리했다.

박민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