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나 밀양 중 어느 한 곳으로 결정됐을 경우 그 후폭풍은 임기 후반기의 정권이 감당할 수 없을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두 곳 모두를 입지에서 배제하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발표함에 따라 청와대는 정치적 부담을 덜었다.
청와대는 이날 신공항 문제에 대해 어떠한 공식, 비공식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도 용역 결과 발표 한 시간 앞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신공항의 ‘신’자도 꺼내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참모들은 모두 기자들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는 이번 용역 결과가 정치적 개입이 없이 국토교통부와 ADPi 주도로만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도된 침묵이다.
이처럼 누구도 쉽게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예민한 사안이 정리됨에 따라 청와대 참모들도 마음의 부담을 다소나마 덜었다는 분위기가 청와대 안팎에서 읽힌다.
청와대 참모들은 이번 용역 결과를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결론’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은 된다’는 방향으로 평가하고 안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여권 핵심 지지층이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으로 나뉘어 대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청와대의 국정 장악력은 급격히 낮아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TK와 PK 지역 유권자들의 허탈감은 박 대통령 임기 내내 지속되며 국정수행 지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PK 민심은 김해공항 확장은 제대로 된 대안이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고 TK 역시 ‘대통령의 선물설’ 등 소문에 따라 부풀어오른 민심이 일거에 식었다. 이는 박 대통령 지지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