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이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과 경기 급랭에 대응하기 위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 4년 만에 세 번째 추경 편성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누리당은 “상당한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추경 편성 규모도 예상보다 커질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산하 일자리특별위원회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 회의를 열고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문제와 관련해 “추경 편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정부에 공식적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추경호 특위 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최근 청년실업, 기업 구조조정 등과 관련해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중앙은행에서 통화신용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경기와 일자리 문제에 대응하고 있으니 재정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당선돼 20대 국회에 입성한 추 부위원장은 새누리당 내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행시 25회로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쳐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유일호 경제팀의 주축이자 행시 29회인 최상목 1차관, 송언석 2차관과는 손발이 잘 맞는 사이로 추경에 대한 사전 교감이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가 3일 친정인 기재부를 직접 찾아 후배들과 일자리 문제를 놓고 정책토론을 벌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새누리당에 따르면 정부는 구조조정 등에 따른 대량 실업에 대비하기 위해 추경과 기금 등을 포함한 재정지출을 합쳐 10조원 안팎의 추경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다 공기업과 민간투자, 정책금융(보증·보험·여신)까지 포함하면 총 15조원가량의 재정보강 패키지가 뜰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추 부위원장은 “보수적으로 하지 말고 좀 더 상당한 규모로 전향적으로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며 “구체적인 금액은 거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최 1차관은 당의 추경 편성 요구에 직접적인 언급을 내놓지는 않았다. 추 부위원장은 “(최 차관이) 여러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재정의 역할에 관해 현재 검토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최 차관은 “경기가 단기간에 호전될 기미가 별로 없어 보인다”며 “이런 경기 상황이 지속되면 고용 증가세 자체도 주춤할 것이다. 경기의 하방 우려와 함께 고용도 하방 우려가 있다”는 인식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조만간 조선업계의 시장 전망을 정밀하게 마련해 구조조정과 실업대책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이학재 특위 위원장, 추 부위원장, 오신환·김성태·문진국·윤한홍·이만희·임이자·최연혜 의원 등 특위 위원들과 민간 위원들이 참석했다.
/세종=김정곤기자 류호기자 mckid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