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착공된 아파트가 사상 최대에 이르면서 레미콘 등 골조용 건설자재 업체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낀 상태지만 분양시장이 호황을 보여 건자재 기업들은 전례 없는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착공된 아파트는 49만7,488가구다. 국토부가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올 1~4월 착공 가구 수 또한 11만6,628가구로 지난해(10만6,497가구) 기록을 이미 뛰어넘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착공 가구 수가 50만가구를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각지에 새 아파트 건설을 위한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레미콘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레미콘 업계 1위인 유진기업은 올 1·4분기 1,35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동기보다 31% 늘었다. 영업이익도 4배 이상 늘어난 91억원을 달성했다. 유진 관계자는 “분양시장에 훈풍이 이어지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보다 올해 실적이 더욱 좋다”며 “원자재 가격까지 낮아 이익도 늘어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유진기업은 ㈜동양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면서 사업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동양 2대주주인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보유한 지분을 사들인 유진기업은 기존 29개 레미콘 공장에 ㈜동양이 보유한 공장 24개를 더해 전국적으로 53개 공장을 보유하게 된다.
삼표산업 역시 지난해 전년보다 14% 증가한 5,6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2%나 늘었다. 아주산업도 올 1·4분기 매출액 1,181억원, 영업이익 29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액은 49%, 영업이익 90%가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까지 시장이 호황기를 이룰지 예상하지 못해 골재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라며 “업계 전체가 사상 최대의 호황기를 맞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특히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삼표산업은 최근 인천에 연 70만톤 규모의 드라이모르타르 공장을 준공하고 시멘트 사업과의 시너지도 노리고 있다. 드라이모르타르란 시멘트와 골재(모래), 혼화재(슬래그·플라이애시) 등 원자재를 미리 혼합해 물만 부어 쓸 수 있게 만든 제품으로 시멘트 원료의 비중이 크다.
레미콘 원료가 되는 시멘트 업체도 일부 특수를 누리고 있다. 다만 시멘트 업계의 특성상 비수기로 꼽히는 1·4분기는 실적이 다소 엇갈린다.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양회의 경우 올 1·4분기 매출액 3,190억원, 영업이익 28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각각 6%와 16%씩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워크아웃 상태인 현대시멘트 역시 지난해 1·4분기 적자에서 올 1·4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한일시멘트는 매출 2,872억원, 영업손실 4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권 비용이 실적에 반영되는 등 일부 업체들이 1·4분기에 좋지 않은 실적을 거뒀지만 2·4분기부터는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