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미국 정치권에서 ‘아웃사이더’였던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돌풍은 장기 경기침체 속에 부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중산층 이하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것이 원동력이 됐다. 미국과 영국 언론도 양국 블루칼라 백인들 사이에 고립주의·탈세계화·반엘리트주의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점에 주목하는 실정이다.
그러잖아도 지난 수십 년간 미국과 영국의 정치는 서로를 모방해왔다. 1978년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선 이후 영국 마거릿 대처가 집권에 성공한 것과 1992년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같은 성향인 토니 블레어 노동당 대표가 영국 총리에 취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번 브렉시트 결정으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예상을 뒤엎은 브렉시트가 던져준 충격은 경제 그 이상이다. 현대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될 정도다. 반엘리트주의는 자칫 포퓰리즘 정치에 문을 열어줄 수도 있다. 브렉시트의 근본적 원인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브렉시트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