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연구소기업 성공사례] ③ 제윤메디컬 ¦ U-헬스케어 기술로 글로벌시장 도전한다



제윤메디컬은 모바일, U헬스케어, 정보통신사업 분야 R&D를 중심으로 하는 연구소기업이다. 지난 2014년 IT기업 제윤이 설립해 소프트웨어(SW) 기술을 기반으로 일찌감치 헬스케어 제품 개발 착수했고, SW 분야와 헬스케어 분야로 나눠지면서 독립을 했다. 현재는 임직원 20명 중 19명이 연구개발직으로 근무하는 명실상부한 연구 특화 기업으로 성장했다.

제윤메디컬의 기업 모토는 생활밀착형 건강증진 플랫폼을 통해 대국민 복지 서비스를 한 단계 높이는 것이다. 제윤메디컬에서 개발한 스마트 약상자와 스마트 복약 관리 서비스가 이 같은 기업 비전을 현실로 구현한 대표적인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고령화 사회가 열리고 만성질환 인구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복약을 하도록 도움을 주는 스마트 복약 관리와 모니터링 시스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제윤메디컬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감지해 2012년 스마트 약상자와 스마트 복약 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고 특허 등록을 했다. 이후 기술적 차별성 확보와 사업 확대를 위해 관련 특허 7건을 추가 등록했으며,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국내외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김주현 제윤메디컬 전략기획 본부장은 “일반적으로 약은 미복용, 과복용, 오복용만 주의하면 되는데 이를 방지하는 게 바로 복약 모니터링”이라며 “예전에도 미국, 중국, 그리스에서 알람 장치 같은 복약 모니터링 기초 제품이 개발된 적은 있지만 체계적인 복약 모니터링 기술로는 우리 제품이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단순 알람 기능만으론 정확한 복약 확인이 어렵지만 제윤메디컬이 개발한 복약 모니터링 디바이스와 이를 이용한 스마트 복약 관리 시스템을 활용하면 정밀 무게 측정센서를 이용한 약제 잔량 측정과 복약 동작 인식을 통한 세밀한 복약 검증이 가능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 밖에도 약제 효능 검증 및 보건 정책 입안 등에 필요한 복약 관련 다양한 통계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김 본부장은 “겉보기에는 일반 상자 같지만 상자 안에 다양한 계측 센서들이 내장돼 있어 자체적으로 외부와 통신을 한다”며 “카메라를 활용, 환자 본인이 아니면 상자를 열 수 없는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격제어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센서와 기능들을 통해 환자의 약 복용 의지를 높여주기 때문에 그 자체가 작은 로봇이라 할 수 있다”고 스마트 약상자의 기능을 부연 설명하기도 했다.

스마트 복약 관리 시스템은 생활 가전처럼 단순 조작만으로 약 복용 서비스가 가능하고, 누구나 약 복용 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어 직관적이고 편의성이 높다. 장기간 약 복용이 필요한 만성질환자 혹은 고령자를 위한 원격 약 복약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접근성이 뛰어난 웹 기반 모니터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병원-약국-환자 간 처방전 관리, 원격 환자 약 복용 모니터링 등을 수행할 수 있다.






해외시장 확대 주력
김 본부장은 “만성질환자, 장기복약환자들은 대개 투약순응도가 낮은 편”이라며 “치료 효과를 거두려면 투약 순응도가 85% 이상은 돼야 하는데 30~40%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약상자와 스마트 복약 관리 서비스를 개발한 것도 환자들의 투약순응도를 높여 질병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고, 치료기간을 단축시켜 의료비용을 절감하자는 취지에서 였다.

복약 모니터링 플랫폼 중에서 환자 쪽에 접근해 있는 디바이스가 바로 스마트 약상자다. 스마트 약 상자는 환자들에게 체계적인 복약지도를 한다는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의사에겐 의료 행위 과정에서 처방을 내리는 보조 역할을 하고, 국가 차원에선 보건재정을 건실하게 만드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제윤메디컬은 이 같은 장점을 앞세워 질병관리본부, 한국결핵연구원과 함께 결핵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시범사업을 통해 그 효과성은 인정 받았지만, 복약 관리라는 다소 생소한 서비스를 설명하고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김 본부장은 “복약은 개인적인 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아 사업 초기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국가 관리 질환이나 만성질환 관리 측면에선 효과적인 서비스임이 증명됐다”며 “시범사업 사례 연구 논문 발표와 학술보고회에 꾸준히 참석을 하다 보니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제윤메디컬은 모로코 보건부 및 의료보건 NGO 단체와 함께 2014년부터 결핵퇴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사용 전 71%에 머물던 복약 순응도가 약 98%까지 높아졌고, 결핵 완치율 또한 급상승하는 성과를 올렸다. 현재 모로코에서만 약 1,000대가 사용되고 있으며, 매출은 약 4억원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현재 의료보험증 없이 병원에 가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전산관리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질병 및 환자 관리가 체계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우 우리나라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제윤메디컬은 다양한 복약 모니터링 전산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질병 정보나 치료 시기 등 질병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정부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차기 사업화 아이템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올해의 경우 다양한 사업 경험과 연구개발 능력, 그리고 모로코 사업 결과를 기반으로 글로벌시장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결핵약의 미복용 및 간헐적 복용 때문에 다제내성 결핵 환자가 많은 카자흐스탄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유관기관 및 기업과도 접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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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스마트 약상자 개발
제윤메디컬은 스마트 글래스, 스마트 슈즈 개발을 위한 R&D 사업 기관으로도 선정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1세대 스마트 약상자를 업그레이드한 2세대 스마트 약상자 및 스마트 복약 관리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2세대 모델은 티슈용 박스처럼 생긴 가정용 스마트 약 상자라 할 수 있다.

나재욱 기술연구소장은 “심혈관 질환, 관절질환 등 만성질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휴대 가능한 스마트 약상자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며 2016년 상반기 중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시제품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에는 시판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 소장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고도화가 이뤄질수록 생활 밀착형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복약 관리라는 생소한 기술을 인식시키고 이에 대한 미래성을 알리는 것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향후 개인 대상이 아닌 B2G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서비스 효용성과 필요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 복약 모니터링 서비스의 적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사용자의 정확한 복약과 복약 정보의 수집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예컨대 과거 수기로 행해졌던 임상시험에서의 복약 정보 생산, 국가 관리 질환의 복약 관리, 만성질환 혹은 암환자 관리를 비롯해 의료기관, 의료진 관리 등 그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

덧붙여 제윤메디컬은 스마트글래스, 스마트 슈즈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이중 스마트글래스의 경우 초음파 및 가속기 센서, 나이트 비전, 체온측정 센서를 부착해 전방의 시각정보를 음향으로 제공할 수 있다. 지하철 화재, 실내 구난에 나서는 소방관들이나 시각장애인들에게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 소장은 “이 밖에도 산소가압형챔버와 심부체온을 빠르게 떨어뜨릴 수 있는 쿨링장갑 개발 등 U-헬스케어 분야에 연구역량을 집중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MINI INTERVIEW] 나재욱 제윤메디컬 기술연구소장
“스마트 약상자 수출 모로코 결핵 퇴치에 큰 성과“

“모로코는 결핵 유병률이 매우 높은 나라입니다. 결핵은 초기 6개월 동안 꾸준히 약을 복용 해야만 완치될 수 있는 질병입니다. 그동안 모로코에선 보건소 직원들이 결핵 환자의 약 복용 실태를 파악해왔지만 복용률이 크게 떨어져 많은 문제가 야기돼 왔습니다. 그러나 스마트 약상자 도입 이후 복용률과 완치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나재욱 제윤메디컬 기술연구소장은 모로코에 진출한 스마트 약상자가 현지 의료시스템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 소장은 “스마트 약상자는 결핵 환자들의 치료약 복용 사실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이 결과에 대한 모로코 정부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타나 2018년까지 사업 기한이 확장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3년차 사업이 진행 중인 모로코 수도 리바트에선 16개 보건소와 함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구 750만명인 모로코 최대 도시 카사블랑카 지역을 대상으로 한 결핵퇴치 사업은 국제협력단 공모 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마트 복약 디바이스와 복약 플랫폼을 활용한 공공 의료 사업화를 추진해 살레, 스키라트, 테마라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나 소장은 “스마트 약상자는 결핵 외에도 당뇨,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환자들의 복약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며 “신약 임상테스트 과정에서의 약 복용 여부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1대당 생산단가는 20만원 수준이지만, 앞으로 1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이 구축되면 생산단가가 훨씬 저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연구소기업 전략육성 사업을 통해 연간 2억 7,000만원의 출연금을 2년 동안 지원받고 있다”며 “기술적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에도 연구소기업협의회 네트워킹과 멘토링 사업의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파풀러사이언스 편집부/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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