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예상 밖 브렉시트...후폭풍 철저히 대비해야

브렉시트(Brexit).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했다. 영국의 EU 탈퇴 선택은 투표 전까지 잔류 여론이 높았던 것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돌발변수로 작용한 하원의원 피살사건 전까지만 해도 탈퇴 여론이 우세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영국이 탈퇴를 선택한 가장 핵심적 배경으로는 막대한 EU 분담금과 난민 유입에 대한 우려를 들 수 있다. 매년 30조원에 달하는 분담금을 내면서도 돌아오는 혜택은 이렇다 할 게 없는데다 이 분담금이 경제위기에 빠진 남유럽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를 먹여 살린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시리아 및 중동 난민의 대규모 유입도 위기의식을 부추겼다. EU에 잔류해 지난해에만도 33만명에 이른 이민자를 계속 받아들일 경우 고용시장 경쟁 심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영국은 EU에서 탈퇴할 경우 경제적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탈퇴를 선택했다.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20%까지 급락하고 EU라는 단일시장 혜택을 누리지 못해 수출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예상대로 이날 파운드화는 장중 10%나 하락하며 198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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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우리나라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61.47포인트(3.09%) 급락한 1,925.24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179원90전으로 29원70전 올랐다. 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3개월 내 1,700선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자본유출의 파장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36조원에 달하는 영국계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고 미국 달러화 강세로 원화가치가 떨어질수록 외국자본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수출 차질도 불가피해 보인다. 영국이 한국과 EU 간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빠져나가면 관세혜택이 사라져 영국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 EU와 교역규모가 큰 중국이 영향을 받으면 중국과의 교역비중이 절대적인 우리나라는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영국의 EU 탈퇴 선택이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신속하고 긴밀히 대응해나가야 한다.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여야 하고 중장기적으로 경상수지 및 외환보유액 등을 점검해 시나리오별 정책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EU 탈퇴는 영국만의 일이 아니다. 당장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도 탈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U라는 거대 단일시장이 해체되면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의 대응이 영국 탈퇴 다음까지 내다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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