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3연속 주총 승리…지배력 또 한번 과시

신동주 "무한주총으로 끝까지 싸운다"…불복 의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서 경영권에 도전하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또다시 물리쳤다. 벌써 세 번 연속 형과의 주총 표대결을 승리로 이끌면서 신 회장은 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모양새다.

롯데그룹은 25일 오전 일본 롯데홀딩스 도쿄 본사서 열린 정기 주총서 신 전 부회장측이 제안한 안건이 주주 과반 이상의 의결로 부결됐다고 이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대주주이자 자신이 대표로 있는 광윤사를 통해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한 해임안을 제의했지만 대다수 주주들의 외면을 받았다. 주총은 약 70분간 진행됐으며 신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상정한 일반 결의사항은 모두 가결됐다고 롯데그룹은 전했다.

이로써 신 회장은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에 이어 25일 주총까지 롯데 경영권을 둘러싸고 형과 벌인 세 번의 표 대결을 모두 이겼다. 신 회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으로부터 신임을 잃었으나 핵심 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 대다수에게서 공식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지분 27.8%를 쥔 종업원 지주회 등 롯데홀딩스 주주 대부분도 계속 그를 지지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한국과 일본 롯데 계열사 지배구조의 최상위에 있으며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를 통해 롯데홀딩스 지분 27.65%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한국 검찰이 롯데 총수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전방위로 수사하는 가운데 달성한 이번 주총 승리로 신 회장은 더욱 확고한 그룹 장악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게 됐다. 신 전 부회장측은 주총에 앞서 검찰 수사 내용을 일본 롯데 주주들에 적극 설명하며 신 회장을 흔들었지만 주주들의 표심을 붙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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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심장인 정책본부는 “이번 주총 결과를 통해 신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당면한 어려움 속에서도 현 경영진이 이루어낸 성과를 주주들이 인정한 것으로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일롯데 통합경영의 시너지를 통해 국가경제와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 전 부회장은 “무한주총으로 끝까지 (신 회장과) 싸우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를 대변하는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과 쓰쿠다 사장이 롯데 경영권을 불법 찬탈하고 한국에서 비리를 저지른 사실을 깨달은 종업원 지주회 회원들이 속속 (자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표면적인 주총 결과는 지난번과 같지만 이들의 변화가 고무적이다. 앞으로도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싸우겠다”고 했다. 130여명으로 이루어진 종업원 지주회는 의결권이 이사장 1인에 위임돼 있어 대다수 회원들의 의사가 무시되고 있다는 게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 주총을 마친 신 회장은 이어지는 일본 롯데 계열사들의 6월 정기 주총과 현지 금융기관 접촉 등을 마무리한 후 다음달 2~3일께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그는 검찰 수사 내용을 현지 관계자들에 설명할 계획이다. 25일 주총에 참석했던 신 전 부회장측 역시 조만간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신 전 부회장측 관계자는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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