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브렉시트 후폭풍]불확실성에 떠는 금융시장 "당분간 널뛰기"

단기적 자금경색 우려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파운드화 10% 추가 하락

엔화, 달러당 95엔 예상





예상을 뒤엎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결정으로 지난 24일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블랙 프라이데이’가 현실화한 가운데 앞으로 당분간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변동성과 단기적인 자금 경색 우려가 시장을 뒤덮으면서 글로벌 주식·외환·채권 시장이 모두 단기적으로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렉시트 결정이라는 메가톤급 악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가 당초 우려보다 양호한 낙폭을 보였지만 시장이 취약해진 만큼 작은 사건에도 요동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콧 미너드 구겐하임증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 낙폭이 “당초 우려했던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만큼 아직 바닥을 찍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앞으로 수일 동안 시장에서 벌어질 사건들에 대해 시장이 매우 예민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4일 유럽과 아시아·미국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하루에만 세계 주식 시장에서 시가총액 2조800억달러(약 2,500조원)가 증발했지만 시장에서는 위기의 진앙지인 영국 증시 낙폭이 3.2%에 그치고 미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도 그나마 3~4% 수준에서 하락세를 저지하는 등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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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 대한 불안 심리가 고조되면서 단기적인 널뛰기 장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증시를 뒤덮으면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수일 내 6~7%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하루 만에 49%나 치솟아 25.76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8월8일 이래 최대 상승폭이다.

자금의 안전자산 쏠림이 심화하면서 외환 시장 불안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당분간 엔화 가치가 1달러당 100엔을 넘나들면서 시장 개입에 대한 우려도 고조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우에노 다이사쿠 전략가는 “전반적인 기조는 엔화 강세 추이를 나타내겠지만 시장 개입에 따라 일시적으로 큰 폭의 약세를 보일 수도 있다”며 앞으로 3개월간 엔·달러 환율이 95~109엔에서 광폭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화 강세와 영국 파운드·유로화 약세 추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킷 저키스 소시에테제네랄 전략가는 “불확실성이 영국과 EU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파운드화는 10% 이상, 유로화도 그 절반가량은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시장 불안이 증폭되면서 단기 자금시장도 불안 조짐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4일 일일물 은행 간 대출금리인 레포 금리는 장중 0.8%까지 치솟으며 시중 유동성 경색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이는 22일 0.57%에서 가파르게 오른 수치다. 레포 금리는 통상 0.01~0.02%포인트 움직이는 데 그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유동성 확보에 혈안이 되면서 레포금리가 급등했다며 “변동성 증폭이 레포 시장에 패닉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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