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홍 지사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 씨는 “홍 대표가 소파 상석에 앉아 있었고, 그 오른쪽 전방에 내가 앉았다”며 “쇼핑백은 홍 대표 발아래로 내밀었다”고 증언했다. 윤 씨는 국회의원회관 내 당시 홍 지사의 방에서 현금이 든 종이가방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윤 씨는 “이후 홍 대표가 나경범(경남도 서울본부장) 보좌관을 불러 쇼핑백을 챙겨가라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이야기 했다. 이어 “홍 대표 방을 나올 때 바로 앞에 나 보좌관의 책상이 보였다”며 “책상 아래쪽에 방금 가져간 쇼핑백을 아무렇지 않게 쓰러뜨려 놓은 걸 보고 ‘돈에 관해선 열린 마음으로 운영하나 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회에 도착해 의원실까지 올라간 과정에 대해 “부인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했다가 혼자 내려 당시 의원회관 지하 1층 출입구를 통해 면회실을 거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고 진술했다.
홍 지사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윤씨가 말한 방 구조가 실제와 다른데다 당시에는 의원회관이 신관 공사중이라 지하 1층 출입구가 폐쇄됐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윤씨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터진 뒤 홍 지사 측근으로 알려진 모 대학 총장 엄모씨가 전화해 “홍 지사 부분은 뺄 수 없겠느냐, 나 보좌관이 받은 것으로 해주면 안되겠느냐”는 취지로 회유했다고도 했다. 엄씨가 홍 지사 쪽 연락을 받고 자신에게 전화한 것으로 들었다고 윤 시는 부연했다. 윤씨는 김해수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도 “나 보좌관이 책임지기로 얘기가 됐으니 나 보좌관에게 준 것으로 할 수 없겠느냐”는 취지로 자신을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