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TV캐스트의 72초 드라마 ‘이너뷰(http://tvcast.naver.com/v/758605/list/64675)’는 정글 같은 한국의 직장 생태계를 캐나다 교포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캐나다 밴쿠버에서 지낸 교포 폴초는 15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뒤 작은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된다. 해외파인데도 토익 점수가 없어 대기업 입사 시험에서 낙방한 폴초는 토익 점수 만들기에 매달려 인턴 시험에 합격했다.
떨리는 첫 출근 날 폴초는 한국 직장인들이 열심히 일하고 동료들과 파티도 자주 연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차별화된 영어 실력을 무기로 직장 생활을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에게 쏟아진 것은 온갖 잡무. 쓰레기통 비우기, 커피와 햄버거 배달, 부장 안마, 화초 정리까지…. 영어 실력을 뽐내고 싶지만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는다. 기껏해야 알파벳 순서대로 서류를 정리하는 정도다.
오후6시 퇴근을 준비하던 폴초에게 부장님은 첫 출근 기념 회식이 있다며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폴초는 ‘말로만 듣던 파티를 하게 됐다’며 내심 기대한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것은 파티가 아닌 지옥.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폭’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부원들은 상사의 눈도장을 받으려 여념이 없다.
광란의 밤이 끝나고 드디어 해산할 시간이 됐다. 몸은 고단하지만 그나마 부장님이 “푹 쉬고 내일은 천천히 출근하라”고 하신 말씀에 위안을 삼는다. 그러나 이튿날 아침, 부장은 9시가 다 돼 터벅터벅 출근하는 폴초에게 “왜 이제야 왔느냐”며 쏘아댄다. 어제 부장님이 하신 말씀은 의례적으로 한 이야기라는 것을 폴초만 모른 것이다. 폴초의 기대는 출근 이틀 만에 산산조각 났다.
물론 요즘 직장 분위기에 비해 좀 생뚱맞은 사례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여전히 우리 직장문화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동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