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영국 부동산시장의 큰손으로 통했던 중국은 올 초 금융시장 불안과 맞물려 영국 주택 구매 열기가 주춤했지만 브렉시트 이후 매수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런던 금융지역 주택 가격이 파운드화 폭락으로 10% 이상 싸졌다며 일본 주택을 구매하려던 중국인이 발길을 돌려 영국을 찾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해외주택구매 사이트 주와이닷컴의 경우 최근 영국 부동산 구매 문의 건수가 브렉시트 이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 1·4분기 영국 상업용 건물에 대한 아시아 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28%나 감소했지만 파운드화 폭락을 계기로 중국계 자본이 다시 밀려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존스랑라살의 데이비드 그린 모건 수석 연구원은 “영국 상업용 건물은 브렉시트 이후 정치·경제 변동상황을 고려해 신중한 매수 움직임이 나타나겠지만 일반주택의 경우 향후 수주일간 중국 투자자들의 매수 문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운드화 폭락으로 버버리 등 명품 쇼핑을 겨냥한 유커(중국인관광객)의 영국행도 늘어날 조짐이다. 중국 매체 시나망은 파운드화 가치 하락으로 영국 단체관광과 자유여행 상품 가격이 하락해 중국인의 영국 관광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일부 온라인여행사의 경우 브렉시트 이후 영국 관광 예약률이 전년동기 대비 30~4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온라인여행사 시트립에 명품 쇼핑과 휴가를 즐기려는 유커들의 예약문의가 폭증하고 있다”며 “중국인 쇼핑 관광객들이 비싸진 엔화 가격에 일본 대신 영국행을 고려하면서 도쿄의 쇼핑명소 긴자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