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이스탄불 공항서 자폭테러..."또 IS가?" 공포에 짓눌린 터키

테러범 3명 경찰과 총격전 후 자폭

36명 사망 등 사상자 180여명 달해

터키 정부, 테러 배후로 IS 지목

이스라엘과 관계정상화 보복 분석

"건국2주년 앞두고 勢과시" 관측도

쿠르드족 독립주장 PKK와 내전

잇단 테러에 내부 불안 더 깊어질듯

28일(현지시간)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직후 공항 밖으로 대피한 생존자들이 공포에 떨며 서로 부둥켜안고 있다. 터키 정부는 최소 36명이 숨진 이번 테러의 배후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지목했다.  /이스탄불=AP연합뉴스28일(현지시간)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직후 공항 밖으로 대피한 생존자들이 공포에 떨며 서로 부둥켜안고 있다. 터키 정부는 최소 36명이 숨진 이번 테러의 배후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지목했다. /이스탄불=AP연합뉴스


28일 오후10시께(현지시간)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180여명이 죽거나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터키 정부는 최근 근거지인 시리아·이라크에서 급격히 세력이 줄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이번 테러의 배후로 지목했다. 만약 이번 사건의 배후가 IS로 확인되면 지난 3월22일 벨기에 브뤼셀 테러 이후 석 달 만에 또다시 대규모 테러를 일으킨 셈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이번 테러로 36명이 사망했으며 희생자의 대부분은 터키인이지만 외국인도 몇 명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을드름 총리는 테러범 3명이 택시로 공항에 도착해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후 자폭했다고 밝혔으며 뉴욕타임스(NYT)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들이 자폭한 장소가 1·2층 국제선 보안구역 입구와 주차장이라고 보도했다. 테러범 3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가 테러범이 있는지에 대해 이을드름 총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테러로 아타튀르크공항은 29일 오전 2시20분까지 폐쇄됐으며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터키행 항공편 운항을 몇 시간 동안 중단했다. 현재 아타튀르크공항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폭발음이 울리고 섬광이 보이자 아타튀르크공항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사건현장인 아타튀르크공항은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공항이며 한 해 이용객이 6,100만명(2015년 기준)에 달한다. AP통신은 수백명의 승객이 한꺼번에 공항에서 뛰쳐나왔으며 생존자들은 대부분 울먹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현장에 있었던 에이룰 카야는 “피가 여기저기로 튀었다”며 “(한 살짜리) 아이의 눈을 가리고 뛰쳐나왔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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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내전을 벌이고 있는 쿠르드노동자당(PKK)과 IS 중 테러를 일으킨 배후가 누구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었지만 이을드름 총리는 초기 수사 결과 IS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는 아직 정확한 증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범인들은 IS가 주로 지급하는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IS가 건국 2주년인 6월29일을 앞두고 테러를 저질렀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7일 터키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데 대해 IS가 보복 차원에서 저지른 테러라고 분석했다. 터키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무스타파 아키올은 “이번 사건이 터키와 이스라엘 간 협상이 끝난 직후에 일어났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근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세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IS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테러를 일으켰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이라크 정부군은 IS가 장악하고 있던 팔루자를 완전히 탈환했다고 밝혔다. 팔루자는 IS의 핵심 근거지 세 곳 중 하나이며 시리아 락까와 이라크 모술에서도 공습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브뤼셀 테러가 일어난 당시 대니얼 바이먼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IS가 국가를 참칭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며 사람과 자금을 계속 끌어들이기 위해 성공의 이미지를 지속시키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직 IS는 자신들이 이번 테러를 일으켰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이번 테러로 터키 내부의 불안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터키는 쿠르드족 독립을 주장하는 PKK와 내전을 벌이고 있는데다 지정학적으로 유럽과 IS 근거지 사이에 위치해 테러 발생이 빈번하다. 2015년 이후 14건의 테러가 일어났으며 7일에도 PKK가 이스탄불 관광지에서 차량폭탄 테러를 감행해 11명이 사망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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