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사모펀드 2~3일내 설정...빠르게 기회 포착 종목 편입 제약도 없어 입맛대로 투자 장점

공모펀드 넘어선 사모펀드

순자산 월평균 6조 증가

수익률도 공모펀드 추월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 커져

역전현상 당분간 지속될듯

3015A05 올해 공사모 펀드3015A05 올해 공사모 펀드




관리자산 3억원 이상 자산가들만 담당하는 신한은행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센터에서는 이달 들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사모펀드를 설정했다. 브렉시트로 주가가 하락하는 시점에 투자해 목표수익률 6%를 달성하면 채권형 펀드로 전환되는 펀드다. 설정에 15~20일이 걸리는 공모펀드라면 애초에 불가능한 상품이다.

투자자들이 사모펀드로 몰리는 것은 이처럼 신속하게 시장의 투자 기회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가들이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요청하거나 기관투자가가 운용사에 제안해 설정하는 사모펀드는 2~3일이면 꾸릴 수 있다. 특정 종목 편입 비중이나 차입 비율 등에도 제약이 없다. 사모펀드당 49인 이하로 투자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자산가 입장에서는 오히려 뜻이 맞는 이들끼리 입맛대로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기도 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다양한 자산을 섞어 수익을 내기가 수월해 기관·자산가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사모펀드의 순자산증가액은 월평균 6조원에 달한다.


이 같은 사모펀드의 장점은 수익률로도 이어졌다. 29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외 주식형·채권형·대체투자 펀드의 유형별(총 6개 유형) 수익률을 비교했을 때 공모펀드가 사모펀드보다 수익률이 나은 유형은 해외채권형, 해외대체투자 등 2개 유형뿐이었다. 특히 사모펀드가 집중투자하는 대체투자 펀드는 공모펀드가 -10.1%, 사모펀드가 1.85%로 격차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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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연구위원은 “공모펀드에 투자했을 때의 인센티브가 없는데다 펀드시장의 주력 투자자가 개인에서 기관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사모펀드의 인기 요인을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이미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을 1억원으로 낮추고 사모펀드 운용사의 등록요건을 제한하며 사모펀드 활성화의 길을 터준 바 있다. 이로 인해 자산운용사 역시 지난해 말 93곳에서 현재 135곳으로 늘어났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공모형 재간접펀드도 도입할 계획이어서 사모펀드의 자금 유치에 날개를 달아줬다. 공모형 재간접펀드를 통해 개미 투자자들도 500만원씩 사모펀드에 간접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는 취지다.

반면 공모펀드의 입지는 앞으로도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는 “성과보수제, 자산운용사의 자사 공모펀드 시딩(seeding) 투자 의무화 등으로 공모펀드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운용사는 “요새 공모펀드로는 100억원, 200억원 모집하기도 어렵다”고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은 “아무래도 증시 자체가 좋지 않다 보니 공모펀드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대중적인 투자상품인 만큼 활성화를 위해 각종 혁신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주희·박준호기자 ginger@sedaily.com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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