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3거래일 만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사자’로 돌아서면서 코스피가 강하게 반등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여서 외국인 수급이 방향을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84억원을 순매수한 데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전일 대비 20.14포인트(1.04%) 오른 1,956.36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브렉시트 투표 전날인 지난 23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24일부터 전날까지 7,548억원을 순매도하면서 매도폭도 연일 늘려왔다. 하지만 이날은 LG화학(051910)(292억원), SK하이닉스(000660)(223억원) 등을 사들이며 순매수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이날 순매수로 전환한 것은 브렉시트 여파가 다소 진정되면서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영국중앙은행(BOE)이 31억파운드가량을 시중은행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하자 브렉시트 후 약세를 보이던 파운드와 유로화가 반등했다. 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각국에 정책 공조를 촉구한 발언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문제에 대한 글로벌 정책공조가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외국인 수급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 전략실 팀장은 “브렉시트가 신흥국보다 선진국에 부정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한국 등 신흥국 시장에서 매수세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외국인 수급은 브렉시트뿐 아니라 원자재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방향성을 단정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