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항국항공우주연구원이 당초 내년말 실시하기로 했던 한국형발사체의 시험발사 일정을 이 같이 조정하는 방안을 지난 29일 열린 정부의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에서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친 뒤 ‘우주위원회’를 열어 조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시험발사 일정 조정이 검토되는 이유는 그동안 발사체의 액체추진체 로켓의 연소시험 등의 과정에서 엔진 연소실 내에서 발생한 이상 진동현상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렸던 탓이다. 일반적으로 액체추진체(케로신 등)는 액체연료와 액체산화제(액체 산소)로 구성된다. 이들 로켓 엔진은 이들 추친체를 연소실에서 섞어 폭발시킴으로써 고압의 가스를 분출해 추진력을 얻는데 이때 폭발로 인한 진동의 주파수가 주요 부품소재의 진동수와 일치할 경우 균열이 일어나 엔진이 파괴되는 사고가 날 수 있다. 이는 전세계의 모든 로켓개발국들이 겪어온 난제인데 항우연은 시행착오 끝에 문제를 풀고 지난달 8일 75초간의 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밖에도 연료탱크를 최대한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려면 탱크 외벽을 최대한 얇게 제작하면서도 내부의 초고압을 견딜 수 있도록 않도록 해야 하는데 이 난제를 푸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 상태다.
항우연은 이 같은 문제들을 푸느라 당초 일정보다 로켓 개발 일정이 10개월 정도 늦춰진 상태다. 따라서 내년까지 시험발사를 마치려면 자칫 무리한 개발강행으로 인한 사고 발생이나 시험발사 실패의 가능성이 있어 일정 연기가 바람직하다는 게 학계 우주공학자들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학계 관계자는 “항우연이 시험발사 전까지 220번의 성능시험을 해야 하는데 내년말까지 남은 시간을 감안한다면 거의 2~3일에 한번씩 성능시험을 해야 한다는 셈이 된다”며 “이렇게 무리하게 시험을 하게 되면 자칫 결함 등이 있어서 무시하고 사업을 진행하다가 해외 선진국의 일부 우주로켓들처럼 폭발해 대참사를 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래부 역시 이 같은 우려를 이해하고 있으며 가급적이면 시험일정 조정을 수용하는 쪽으로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