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로 접어들면서 장마와 태풍 등 여름철 자연재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여름철 자연재난 특징이 국지성 집중호우나 돌풍 등 예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무방비 상태에서 인명뿐 아니라 재산 피해도 클 수밖에 없어 방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올해로 도입된 지 10년째인 풍수해보험은 낮은 가입률을 보이고 있어 ‘자연재해 불감증’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1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택과 온실의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각각 19.6%(31만7,230동)와 3.7%(800만㎡)에 그쳤다. 주택의 경우 지난 2011년 21%였지만 4년간 제자리걸음이다. 비닐하우스 등 온실의 경우도 2013년 6.7%까지 올랐으나 이후 해마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풍수해보험은 주로 6~9월 가입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도 올해 1~5월 가입현황을 보면 지난해와 비슷하다.
풍수해보험은 안전처가 관장하고 민영보험사가 운영하는 정책보험이다. 보험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의 일부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해준다. 태풍·홍수·강풍 등으로 주택·온실에 피해가 발생하면 최대 가입금액의 90%를 보장해준다. NH손해보험 관계자는 “큰 재해가 발생하면 국가 차원의 지원도 있지만 주로 차상위계층 등에 대해 집중되는 만큼 일반 시설물 피해 등은 결국 개별 손해보험 등을 통해 대비해야 한다”며 “안전처와 함께 전국 4,500개 지점을 대상으로 풍수해 보험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지만 국민 관심이 예전만큼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불청객에 대한 최소한의 대비책인 풍수해 보험이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최근 이렇다 할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아 ‘올해도 괜찮겠지’라는 생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안전처의 연도별 자연재해 피해현황을 보면 2012년까지 매년 여름철 1만~3만㏊가 침수되고 이재민도 수만명 발생하곤 했다. 하지만 2013년에는 침수피해가 전혀 없었고 이듬해에도 89㏊만 잠기는 데 그쳤고 지난해는 되레 ‘마른 장마’ 등을 걱정해야만 했다.
최근 수년 동안 여름철에 대형 태풍이 없었던 점도 이유다. 2014년과 지난해 각각 4개의 태풍이 발생했으나 큰 피해는 없었다. 올 들어서는 5월 전국에 갑자기 돌풍이 몰아쳐 비닐하우스 등 수천여 동이 피해를 입었지만 이 가운데 풍수해보험에 가입해 보상을 받은 경우는 333건에 그쳤다. 특히 올해는 슈퍼 엘니뇨 현상이 잦아드는 대신 여름 후반기에 라니냐 현상이 연이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국지성 집중호우와 강한 태풍의 발생빈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안전처 관계자는 “풍수해 보험 가입은 주로 여름철이 본격화되는 7월에 늘어난다”며 “전년도에 큰 풍수해가 발생하면 이듬해 가입률이 높아지지만 최근 몇 년간 이렇다 할 큰 재해가 없어 보험가입에 소홀히 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