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등병 정신으로 달려온 20년 엘리베이터 강소기업 일궜죠"

김효식 영진엘리베이터 대표

軍 전역 앞두고 우연히 본 기사

승강기 사업 구상의 출발점

지난해 조달공사시장 1위 달성

러시아 등 10여개국에 수출도

김효식 영진엘리베이터 대표가 3일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있는 회사 앞에서 그 동안 사업 진행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광우기자김효식 영진엘리베이터 대표가 3일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있는 회사 앞에서 그 동안 사업 진행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광우기자


돈도 없고 학력도 보잘것없었다. 그렇다고 전문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남들이 갖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다. 20년 전 엘리베이터 사업이란 불모지에 맨몸으로 뛰어들어 강소기업을 꿈꾸고 있는 김효식 영진엘리베이터 대표는 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등병처럼 살자고 늘 다짐하고 실천했더니 남들보다 기술력도 앞서게 됐고 이젠 10여개국에 수출까지 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진엘리베이터가 주력하는 곳은 조달공사 시장이다. 영진엘리베이터는 지난해 이 시장에서 조달실적 전국 1위를 기록했다. 1997년 승강기 유지보수 회사로 시작한 지 20년 만에 달성한 쾌거다.


지금은 중소 엘리베이터 업체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출발은 미약하다 못해 엉성했을 정도다. 승강기 시장 입문부터가 그랬다.

김 대표는 “군대 전역을 앞두고 부대에서 앞으로 엘리베이터 산업이 유망할 것이라는 신문 기사를 봤는데 이때가 이 사업 구상의 출발점”이라며 “군대에서 전역한 이후 건설 하도급업체와 승강기 유지보수회사, 야간대학 등을 전전하며 승강기 기술을 배웠다”고 말했다.

회사를 성장시키는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대기업을 연상케 하는 사명을 썼다가 소송을 당할 뻔하기도 했고 해외수출 판로를 뚫어보려고 혈혈단신 세계 각지를 찾았다가 문전박대 당하기도 수차례였다. 또 대표 월급이 500만원이 채 안 된다며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창업 이후 이 짧은 시간 동안 우여곡절을 참 많이 겪었는데 이상하게 ‘(사업이) 힘들다, 어렵다’는 생각은 별로 해보질 않았다”며 “군인 중에서도 이등병은 그야말로 주어진 일, 해야 할 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완수해야 하는데 창업한 이래 늘 앞만 보고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국내 엘리베이터 산업, 그 중에서 중소기업의 활동영역은 매우 제한적이며 이에 따라 구조적 발전의 길이 막혀 있다고 김 대표는 지적했다. 현재 중소 엘리베이터 업체들은 조달시장을 주무대로 경쟁하고 있는데 취급대상은 비표준, 화물용, 식당용 등으로 협소하다. 영진엘리베이터도 공사수주 물량이 관급(60%)-민간(20%)-수출(20%)로 조달시장 비중이 압도적이다.

그는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의 80~90% 이상을 현대엘리베이터와 오티스 같은 대형 업체가 차지하고 있고 중소업체는 그 나머지를 갖고 싸우고 있다”며 “중소업체가 외형을 확대하려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영진엘리베이터는 러시아와 베트남 등 총 10여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러시아 시장은 특히 각별하다. 김 대표 혼자 현지 시장을 수차례 방문해 어렵게 뚫어낸 개척시장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마진율을 조금 포기하는 대신 비용과 효율성을 감안해 파트너십을 활용하는 형태로 수출전략을 전환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면 그야말로 이등병처럼 끈질기게 파고 들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규모의 효과를 발휘할 수가 없어 현지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해외 대리점 형태로 영업하는 방식을 구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산=박해욱·강광우기자spooky@sedaily.com

박해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