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명단 공개' 무서웠나...작년 고액·상습체납자 현금징수 42%↑ 1,667억

부산 수영세무서 세수

11년만에 비서울권 1위

캠코 등 공공기관 이전 덕

지난해 고액·상습 체납자에게서 받아낸 세금이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세청이 공개한 ‘제1차 국세통계 조기 공개’ 자료를 보면 명단 공개 대상인 고액·상습체납자의 지난해 현금 징수 금액은 1,667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5% 증가했다.

국세청은 매년 체납한 지 1년 넘은 국세가 5억원 이상이면 이름과 상호, 나이, 직업, 체납액의 세목과 납부기한, 체납 요지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www.nts.go.kr)와 전국 세무서 게시판에 공개하고 있다. 명단 공개 후에는 체납자들의 재산을 압류해 처리하거나 당사자 자진 납부, 주변인의 신고 등을 통해 세금을 징수한다. 국세청은 이 같은 방식으로 고액 세금을 내지 않거나 상습적으로 세금을 체납한 명단공개자 5,774명으로부터 최근 5년간 5,044억원을 징수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세수는 지난해에만 208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조4,000억원(6.4%) 증가했다. 국세청 세수가 200조원이 넘은 것은 1966년 국세청이 개청한 이래 처음이다. 이 가운데 ‘3대 세목’인 법인세와 소득세 세수가 늘고 부가가치세는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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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신고법인 수는 59만2,000개였고 법인의 총 부담세액은 39조8,000억원으로 파악됐다. 법인당 부담세액을 따지면 6,700만원꼴로 1년 전보다 300만원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이 전체 법인세의 42%인 16조7,000억원을 부담해 가장 많은 세 부담을 지고 있었고 다음으로 금융보험(7조9,000억원·20.0%), 도소매업(5조1,000억원·12.8%), 서비스업(3조3,000억원·8.2%) 순이었다.

반면 부가가치세는 3조원 줄어 54조2,000억원에 그쳤다. 국내 부가세는 3조4,000억원 늘었지만 기업이 원자재 등 수입물량이 줄어든 데 따른 부가세 감소 규모가 6조4,000억원으로 더 많았다. 또 불황의 여파로 유흥음식점과 대형승용차의 매출과 소비가 줄면서 이들 항목의 개별소비세가 줄었다.

세무서별로 보면 부산 수영 세무서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1조4,792억원을 세금으로 거뒀다. 수영세무서의 세수는 2014년 2조 5,352억원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8조9,000억원 가깝게 늘어났다. 서울 소재 세무서가 아닌 곳이 전국 세수 1위를 차지한 것은 2004년 울산세무서 이후 11년 만이다. 수영 세무서는 각종 금융공기업 본사가 이전하고 금융기관이 입주한 부산 국제금융센터 등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이 이전하면서 증권거래세·법인세 등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는 것이 국세청의 분석이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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