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TX조선 협력업체 연쇄부도 시작되나

포스텍, 납품대금 묶여 법정관리

300여개 협력사 도산 우려 현실로

STX조선해양의 협력사 가운데 첫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사례가 나오면서 STX조선 도산에 따른 협력사 연쇄 부도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본지 5일자 13면 참조


5일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의 협력업체인 포스텍이 창원지법 파산부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포스텍은 조선 관련 중장비 대여 및 기자재 공급업체로 STX조선해양과의 거래가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STX조선해양의 주요 협력업체 중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은 포스텍이 처음이다. 포스텍은 지난달 초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개시로 기존 납품 대금이 회생 채권으로 묶이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결국 포스텍은 자체 거래 회사에 지급할 돈 240억원을 막판까지 구하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STX조선해양 주요 협력사 모임인 ‘STX파트너스’에 따르면 STX 조선해양의 법정관리로 300여개 협력업체가 2,000억원대의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STX조선부터 자금이 막히면서 기자재 구입 비용 및 운영대금이 말라가고 있다”며 “일부만이라도 우선 변제해 당장 협력업체들이 연쇄 도산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해 숙련된 인력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기술의존도가 높은 조선 기자재 업체들은 기술인력이 유출되면 경쟁력을 영영 잃게 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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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STX조선해양 역시 법정관리 이후 금융권 지원이 뚝 끊겨 현금 사정이 빡빡하다.

5일에도 STX조선해양 경영진과 협력업체 대표들이 만나 대금 지급 문제를 논의했지만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기자재 업체들이 납품을 해줘야 선박을 제때 인도할 수 있고 그래야 우리도 선박 잔금을 받아 협력사에 결제를 해줄 수 있다”며 “서로 사정을 뻔히 알기 때문에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에서는 기자재 및 협력업체들의 연쇄 도산 사태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위기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뿐만 아니라 다른 조선사들 역시 연말부터 건조 물량이 축소되면 기자재 및 협력업체들부터 떨어져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일감이 떨어지면 기자재와 부품을 주문이 끊기면서 협력업체들부터 도산이 시작된다”며 “아직까지는 기존 수주 물량으로 버티고 있지만 올해 말부터 도산하는 협력사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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