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져 있던 공매도의 주범은 역시 외국인이었다. 그중에서도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 메릴린치인터내셔널,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3개사가 전체 공매도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들은 모두 미국계 금융회사들이지만 영국에 본사를 둔 현지 법인들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공시된 공매도 거래 414건 중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이 절반이 넘는 248건의 공매도 공시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메릴린치인터내셔널이 34개로 두 번째로 많았고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28건), 도이체방크(24건), UBS(22건) 순이었다.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의 공매도 건수가 총 96%가 넘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 중에는 NH투자증권·신한금융·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각각 2건으로 미미했다.
종목별로 공매도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휠라코리아(081660)의 경우 모건스탠리와 UBS가 공매도 주체였으며 LG전자(066570)의 경우 UBS·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도이체방크 등이 0.5% 이상의 공매도 주체였다. S-OIL은 도이체방크가, 대우건설(047040)은 모건스탠리가 각각 공매도했다. 호텔신라(008770)는 메릴린치·도이체방크·UBS·골드만삭스·크레디트스위스·모건스탠리 등 6개 외국계 증권사가 0.5% 이상의 공매도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셀트리온(068270)·내추럴엔도텍 등이 공매도 거래의 대상이 됐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부장은 “공매도가 많이 나온 해외 기관들이 미국계 기업들의 글로벌 하우스이기 때문에 영국·미국계 자금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본의 국적보다 전체 공매도의 대부분이 외국계 기관에 의해 일어난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박호현 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