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 1위 가전업체서 1억弗 투자 유치…상보, 글로벌 진출 날개 달았다

퀀텀닷 기술 등 높이 평가

TCL그룹, 먼저 협약 제안

제품 개발 등 힘 합치기로

해외 거래처 확대 기반 마련

올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김상근(앞줄 왼쪽) 상보 회장이 5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리둥셩(〃오른쪽) TCL그룹 회장과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상보김상근(앞줄 왼쪽) 상보 회장이 5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리둥셩(〃오른쪽) TCL그룹 회장과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상보




지난해 말 중국 1위 가전업체인 TCL그룹은 디스플레이 광학필름 생산업체인 상보(027580)에 투자를 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퀀텀닷 등 차세대 필름 제조 기술을 보유한 상보와 협력하면 고품질 제품 개발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김상근 상보 회장은 TCL그룹의 제안을 받은 후 즉각 해외사업 실무진에 투자유치를 차질없이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TCL그룹은 곧바로 상보의 한국, 중국 공장을 대상으로 기술 실사에 나섰고 양사는 6개월 간의 협상을 통해 마침내 1억달러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김상근 상보 회장은 “TCL그룹의 투자로 신기술 개발은 물론 해외 거래처를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양측 모두 조건이 갖춰졌을 때 합작 공장을 설립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보가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TCL그룹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제 2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상보는 지난 5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TCL그룹과 타이동그룹의 투자부문 합자회사인 ‘TCL타이동투자유한회사’와 1억달러(한화 약 1,15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TCL의 투자금액은 지난해 상보의 수출액 85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이날 행사에는 김상근 상보 회장과 리둥셩 TCL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TCL그룹은 중국을 대표하는 가전업체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18조원으로 액정표시장치(LCD) TV 출하량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휴대폰도 8,355만대를 출하해 세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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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L그룹은 상보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보는 주력 품목인 TV용 디스플레이 광학필름은 물론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필름(QOLED film)과 휴대폰·태블릿용 소형광학필름, 탄소나노튜브(CNT) 터치센서 등 다양한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TCL은 상보의 기술력을 활용해 신성장동력 분야를 육성하고 상보는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추가 신기술 개발은 물론 TCL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해외 판로를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상보 관계자는 “40년 만에 자투리 공장을 첨단소재 기업으로 성장시킨 김상근 회장의 스토리도 TCL의 투자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양사는 신제품 개발 태스크포스(TF) 구성에서부터 합작공장 설립까지 다양한 형태로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번 투자협약을 계기로 상보가 제 2의 성장스토리를 써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상보는 디스플레이 산업 업황 부진과 중국 법인에 대한 투자비용 증가로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신제품 거래처 확대와 TCL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상보는 최근 중국 TV제조업체와 퀀텀닷 필름 납품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 쑤저우에 설립한 공장이 올 5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간 점도 호재다. 상보는 중국 공장 매출액이 올해부터 본격 실적에 반영되면서 한 해 동안 중국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이 600억~7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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