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넥스트 코리아 전도사' 김택환 박사

“ 제4차 산업혁명 넘어<br>제5차 산업혁명 선도하자”

김택환 박사가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인근 소공원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의 옆으로 조형물 위에 놓인 넥스트 시리즈 책들이 눈길을 끈다.김택환 박사가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인근 소공원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의 옆으로 조형물 위에 놓인 넥스트 시리즈 책들이 눈길을 끈다.


여야 정치인들과 기업인들 사이에서 ‘독일 전문가’로 이름난 인물이 있다. 김택환 박사가 주인공이다. 특히 그는 ‘넥스트 코리아’, ‘넥스트 이코노미’, ‘넥스트 리더십’에 이어 최근 출간한 ‘넥스트 인더스트리-21세기 대한민국 국부론’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넥스트 시리즈’ 저술에서 독일을 한국의 벤치마킹 모델로 제시해왔다. 최근 ‘2016 광주 세계 웹 콘텐츠 페스티벌’* 추진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그를 만나 한국 사회에 끈질기게 던져온 ‘넥스트’라는 화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택환 박사는 독일 본(Bonn)대학교에서 언론학, 정치학, 사회학을 두루 섭렵하고 돌아와 한국언론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을 거쳐 유력 신문사 기자로 활동한 데 이어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다채로운 경력의 그가 우리 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확실하게 이름을 알린 계기는 ‘독일 전도사’로 활동하면서부터다. 그가 독일 연구에 매진해온 기간은 유학 시절부터 따지면 30년이 넘는다.


그가 유독 독일에 천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구상에서 우리나라와 유사한 측면이 가장 많은 나라가 독일입니다. 단일민족으로서 인구 규모(한국은 남북한 합계)도 비슷한 데다 전쟁과 분단을 경험했고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졌죠. 특히 독일은 경제민주화, 사회보장제도, 일자리, 평화통일 등 우리나라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풀어낸 유일한 나라입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독일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독일인의 가장 큰 특성이 소명의식과 합리성입니다. 이 두 가지 특성이 ‘강한 독일’을 만드는 원천이죠. 하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신명의식(신바람 정신)’이 있습니다. 이것은 독일보다 더 위대한 점이라고 봐요. 나아가 우리나라가 독일을 뛰어넘을 수 있는 DNA이기도 합니다.”

‘넥스트 코리아’(2012년), ‘넥스트 이코노미’(2013년), ‘넥스트 리더십’(2014년), ‘넥스트 인더스트리-21세기 대한민국 국부론’(2016년). 지난 몇 년간 김택환 박사가 출간한 저서 목록이다. 거의 매년 한 권씩 책을 냈을 만큼 다작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그는 향후 넥스트 시리즈를 3권 더 집필할 계획이다. 이미 대략적인 제목도 정해 놓았다고 한다. ‘넥스트 해피니스(Happiness)’, ‘넥스트 유니언(Union)’, ‘넥스트 코리아-비욘드 저머니(Beyond Germany)’가 그것들이다. 이 3권의 책은 각각 행복한 인생을 살도록 하는 공부와 교육제도, 남북통일 문제와 해법, 그리고 벤치마킹 모델인 독일을 넘어 한국이 그려 나가야 할 미래를 주제로 삼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넥스트 시리즈를 통해 우리 사회에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 것일까.


독일을 벤치마킹 모델로 한국 나아갈 길 제시
“넥스트 시리즈는 한국이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고민하다가 그 해법들을 책으로 풀어내야겠다는 생각에서 기획한 겁니다. 정치인이든 기업인이든 우리나라 리더들은 눈앞의 사안과 이익에만 급급해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는 중장기적인 시각과 비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넥스트를 화두로 책을 쓰게 된 거죠. 대한민국의 역사는 건국, 산업화, 민주화를 거쳐 통일로 향해가고 있습니다. 넥스트 시리즈는 이 과정에서 한국이 쟁취하고 개혁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면서 독일로부터 인사이트를 얻자는 게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넥스트 시리즈의 첫 편인 ‘넥스트 코리아’는 우리나라가 지향할 국가 모델로 독일을 설정하고 독일의 정치, 경제, 사회 등을 두루 살펴본 총론서다. 그 다음으로 출간된 ‘넥스트 이코노미’는 독일 특유의 사회적 시장경제 시스템을 깊이 들여다본 책이다. 또 ‘넥스트 리더십’은 독일을 유럽의 모범국가로 이끈 역대 독일 총리들의 리더십 분석을 통해 정치 리더십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이번에 출간된 ‘넥스트 인더스트리-21세기 대한민국 국부론’의 메시지는 뭘까. 이 책은 구조적인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한국 경제가 다시 한번 재도약의 불을 댕길 수 있는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 영역은 물론 경제· 사회 시스템의 거대한 혁신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국’ 이후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독일 정부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추진하면서 세계적인 이슈로 급부상했다. 독일 정부의 ‘인더스트리 4.0’은 제조업에 사이버물리시스템(CPS·Cyber Physical Systems: 사이버 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통합해 사물들이 서로 소통하며 자동적·지능적으로 제어되는 시스템),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등을 융합해 기존 생산현장을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로 거듭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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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인더스트리-21세기 대한민국 국부론’에서도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등 산업강국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혁신의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그런데 김택환 박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이 경제강국으로 거듭나려면 ‘제5차 산업혁명’을 선도해야 한다는 과감한 제언을 한다.

그는 말한다. “우리 사회에 한때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슬로건이 유행한 적이 있죠. 그 슬로건은 결국 현실이 됐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산업화에 성공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보화를 이룩했습니다. 그런데 DJ(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세 정부는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지 못했어요. 그 와중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제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고 있죠. 그래서 저는 ‘제4차 산업혁명은 늦었지만 제5차 산업혁명은 선도하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제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발명,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 보급과 대량생산 체제 출현, 제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 발명과 디지털기술이 각각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제4차 산업혁명은 더욱 진화한 디지털기술과 나노기술, 바이오기술 등 첨단 과학기술이 융합을 통해 광범위한 영역에서 혁명적 변화를 가져오는 메가트렌드를 말한다. 사실 제4차 산업혁명은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런데 김택환 박사는 벌써부터 제5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래 화두를 꺼내 들었다. 대체 제5차 산업혁명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첨단 기술 바탕으로 2차산업과 3차산업 융·복합
김택환 박사가 말한다. “몇몇 학자들이 인더스트리 5.0의 개념을 언급한 적이 있어요. 제4차 산업혁명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죠. 제가 정의하는 제5차 산업혁명은 좀 다른 뜻입니다. 저는 2차산업(제조업)과 3차산업(서비스업)의 결합과 융·복합을 통해 제5차 산업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공지능, 나노기술 등 첨단 기술이 바탕이 돼야겠죠. 우리나라도 희망이 있는 나라로 가야 합니다. 우리가 제5차 산업혁명을 주도하자는 것은 희망을 갖자는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최대 과제가 식어가는 성장동력을 되살리는 겁니다. 그래야만 부강한 나라로 갈 수 있습니다.”

‘넥스트 인더스트리-21세기 대한민국 국부론’은 정치권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얼마 전 퇴임하면서 19대 및 20대 국회의원 전원에게 이 책을 선물로 나눠줬다고 한다. 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 책을 다 읽고 김택환 박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참 시의적절한 책을 출간했다. 2017년 대통령선거의 최대 주제도 ‘국부론’이 될 것”이라며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김 박사는 말한다. “국가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가장 중요한 주체는 결국 정치 지도자들입니다. 정치가 사람을 죽이기도 하지만 정치만이 국가의 문제를 가장 합리적, 효과적으로 풀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국가와 국민을 우선시하고 모든 면에서 솔선수범하는 독일 정치 지도자들에게서 배울 점이 적지 않습니다.”


?광주●세계●웹●콘텐츠●페스티벌은…
‘광주 세계 웹 콘텐츠 페스티벌’은 인터넷(웹)과 모바일(앱) 기반의 콘텐츠 제작자들과 관련 협회, 기업 등이 한곳에 모여 전시회, 국제회의, 거래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류하는 국제 행사다. 특히 웹 콘텐츠를 소재로 한 세계 최초의 국제 페스티벌로 눈길을 끈다. 이 행사를 기획한 주인공이 바로 김택환 박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광주광역시가 올해 처음으로 공동 주최하는 이 행사는 지난 6월23일부터 26일까지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약 10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윤현 기자 unyon@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김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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