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9분기 만에 영업이익 8조원대를 회복했다.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10% 초반이었던 영업이익률이 지난 2013년 3·4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16.2%까지 뛰어올랐다는 점이다. 스마트폰과 가전 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D램 시황 악화 등 악재가 가득한 상황에서 양보다는 질, 즉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를 보는 전략이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삼성 안팎에서는 상반기 14조원대를 포함해 올 영업이익이 3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17.3%, 전 분기 대비로는 21.2% 급증했다. 분기 영업익 8조원대는 2014년 1·4분기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과거와 달라진 전략이다. 스마트폰과 가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2013~2014년에는 질보다 양을 중시했다. 하지만 글로벌 침체가 길어지고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지면서 소비 시장에도 양극화가 나타났다.
삼성전자도 전략을 바꿨다. 프리미엄 제품군을 대폭 강화했다. 스마트폰 갤럭시S7·엣지가 대표적이다. 수익성이 좋은 갤럭시S7·엣지의 인기에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은 2·4분기 4조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CE) 부문에서도 돈이 많이 남는 프리미엄 제품인 SUHD TV와 무풍에어컨의 활약에 1조원대 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에서도 삼성이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한 3차원(3D) 낸드플래시메모리·SSD가 수익의 견인차가 됐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출 증가율이 2%대로 정체되는 모습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면서도 “달라진 시장에 맞춰 제품 전략을 바꾼 것이 이익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