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의 연간 선발인원을 최대 200명 가까이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손성규(사진)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연구팀은 7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회계사 적정 선발인원 공청회를 통해 “한국의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앞으로 10년 동안 연평균 742명을 선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연세대 연구팀은 국내 회계시장 규모를 바탕으로 필요인원 규모를 산출해봐도 연간 회계사 선발인원은 791명에 그쳐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회계사 시험은 지난 2007년 개편돼 지난해까지 9년 동안 연평균 936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금융위원회와 공인회계사회는 올해 초 적정 선발인원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연세대 연구팀에 의뢰했다. 회계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회계사 선발인원 규모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연구용역이다.
연세대 연구팀은 “회계사 수가 더 증가하면 공급과잉으로 감사보수 역시 내려갈 수밖에 없다”면서 “외부감사 환경의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 상황에서는 합격자 인원을 적절히 통제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결론지었다.
다만 회계업계 내부에서는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의견이 엇갈린다. 실제 연세대 연구팀의 심층 인터뷰 조사에서도 대형 회계법인은 현행과 같이 연평균 900여명의 회계사를 뽑는 게 적절하다고 답했지만 중소형사는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 선발인원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회계사 자격 취득을 준비하는 대학생 등 지원자들의 반발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기존에 선발된 회계사와 새로 업계에 진출하려는 회계사 간 ‘세대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동인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회계사 선발인원 규모를 줄이는 조처는 신중을 기해야 할 문제”라며 “앞으로 경제성장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인원을 늘리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