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벼랑 끝 MBK파트너스

코웨이 정수기 니켈 유출로 도덕성 타격

케이블방송 딜라이브 매각 작업도 차질

적자 홈플러스에 200억 배당 챙겨 물의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바람 잘 날 없이 잇따라 악재가 터지고 있다. 가까스로 채무 재조정에 성공한 딜라이브(옛 씨앤엠)는 CJ헬로비전과 SK텔레콤 간의 합병 무산 영향으로 매각작업에 발목이 잡혔고 코웨이(021240) 정수기의 니켈검출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코웨이는 3일 만에 약 7,000억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NH투자증권은 7일 코웨이의 정수기 리콜과 렌털 비용환불 등에 약 1,0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웨이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18% 수준이다. MBK는 지난 2013년 1월 웅진그룹에서 코웨이의 지분 30.9%를 1조1,900억원에 인수해 4년째 경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MBK 측은 CJ, 중국 하이얼 등을 상대로 코웨이 지분 매각을 적극적으로 타진해왔지만 3조원에 달하는 매각가로 인해 본 입찰이 무산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MBK가 코웨이의 니켈 검출 사실을 내부적으로 인지한 시점에 지분 매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추후 매각작업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B 업계에서는 단기간 수익성을 끌어올려 차익을 실현해야 하는 사모펀드(PEF)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년째 MBK의 발목을 잡고 있는 케이블방송 딜라이브는 CJ헬로비전과 SK텔레콤의 합병이 불허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 제한성을 이유로 두 회사의 합병을 반대하고 나서며 유선방송업체 3위인 딜라이브도 다른 업체와 합병이 어려워졌다. 채무 재조정으로 딜라이브의 부도위기를 모면한 MBK 입장에서는 난감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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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수익을 챙기는 PEF라는 비난의 화살도 매섭다. MBK는 인수 1년도 안 된 홈플러스가 13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200억원의 배당을 챙겨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던 당초 인수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어버렸다. 이번에 배당 대상이 된 주식은 홈플러스홀딩스 우선주로, 인수과정에서 전환사채 방식으로 발행한 주식이다. 결국 MBK가 배당을 고려해 인수 당시 우선주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계 사모펀드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인수 기업에 투자를 강행하는 PEF도 있다”며 “미래성장 방안을 제시하는 인수주체로서 탈바꿈해야 단기적으로 이익만 빼가는 ‘먹튀’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종호·박시진기자 joist1894@sedaily.com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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