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는 인공지능(AI)을 뛰어넘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격변 시기에는 통찰력을 길러야 치열한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윤종규(사진) KB금융 회장의 ‘통찰 경영’이 업계에서 화제다. 윤 회장이 올 들어 임원회의에서 가장 자주 언급하는 말이 바로 ‘통찰’이다. 얼마 전 바둑기사 이세돌과 알파고 간의 대국으로 AI가 금융산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금융산업 관련 묵시록이 계속되고 있지만 통찰력을 기르면 기존 금융권 종사자들에게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회장은 얼마 전 임원회의에서도 “계량적인 항목은 확실히 기계가 나을 수 있지만 비계량적인 항목은 사람이 확실히 우위에 있다”며 “로보어드바이저가 아무리 뛰어나도 인간의 통찰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윤 회장은 통찰을 기르기 위해 독서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윤 회장은 회의 때마다 주말에 읽은 책이나 보고서 등을 사례로 들며 “계속 공부를 해야만 통찰을 기를 수 있다”며 임원들에게 독서를 권한다. 윤 회장은 역사와 문화·종교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책 2~3권을 매주 읽으며 경영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얼마 전에는 경영과 무관해 보이는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구해 읽는 등 독서 분야에 대한 편향도 없다는 평가다. 지난 5월 열린 ‘서울포럼’에서도 기자에게 기조 강연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신간을 언급하는 등 언제 어디서든 공부하는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윤 회장은 주말마다 서울 신촌 연세대 내 교회를 다니는 등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한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KB금융 고위관계자는 “회장님은 통찰을 위해서는 많이 공부하고 또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여유가 더 많은 임직원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