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 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발표 다음날인 9일 오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으나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관측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11시 30분께 함경남도 신포 동남쪽 해상에서 SL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며 “그러나 북한의 이번 SLBM 시험발사는 잠수함 사출은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초기비행은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는 사드 배치에 반발한 일종의 무력시위로 관측된다. 한미 양국이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결정을 공식화한지 불과 하루 만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쐈다는 점에서 이같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2,000t에 해당하는 신포급 잠수함에서 발사돼 공중에서 점화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10㎞ 정도의 고도에서 공중폭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로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속도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부각될수록 한미 양국의 미사일방어체계 강화 필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우리 군은 “사드를 동해안 북부 지역에서 운용할 경우 북한이 쏜 SLBM을 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이 잠수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4월 23일 시험발사에 이어 약 80일 만이다. 당시 북한이 쏜 ‘북극성’ 미사일은 해수면에서 10m여 깊이의 잠수함에서 발사돼 물 밖으로 솟아올라 약 30㎞를 비행한 다음 공중 폭발해 2~3조각으로 분리됐다. 지난달 22일에는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어 10여 일 만에 또다시 잠수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만큼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6일(현지시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을 인권유린 혐의로 첫 제재대상에 올린 것에 대한 반발로 북한이 ‘미사일 발사’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