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히말라야 트래킹을 마치고 돌아오며 ‘국민행복록’을 강조했다. 당분간 여행기 저술 등에 조용한 행보가 예상되지만 8·27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에는 정권교체를 위한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지난 9일 네팔, 부탄 등을 방문하고 한 달여 만에 귀국한 문 대표는 “이제 전지훈련은 끝났다”며 대선을 위한 실전 준비가 끝났음을 암시했다. 귀국 일성으로 “정치가 국민에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면 정치는 존재 가치가 없다”며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철저하게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전·현 정권을 실패로 못 박고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문 대표는 “정치의 목적은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원하고 있다.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국민행복론을 차기 대권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문 대표가 새로운 화두를 던졌지만 당분간은 물밑에서 정중동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전당대회까지는 당권 경쟁에서 중립을 유지하며 내년 대선에서 핵심 어젠다로 제시할 자신의 브랜드를 가다듬는 데 집중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귀국 직후 문 대표는 “지난번 원내대표 선거나 국회의장 선출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전대에서 당 대표 선출과정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당내 최대 계파의 수장으로 당권 주자들과 거리를 유지하는 동시에 원외 인사로 불필요한 정치 공방에 휩싸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문 대표는 당분간 경남 양산 자택에서 머물며 히말라야 방문 후에 소회를 담은 저서를 집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대 이후 출간할 것으로 전해지는 이 책이 대권행보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가 밝힌 국민행복론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비전과 함께 대선 잠룡들과의 차별점을 어떻게 부각시킬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