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정부, AIIB 부총재직 되찾겠다지만…

재무담당 부총재 자리에

한국인 전문가 추천 착수

"우리가 스스로 걷어찬 직위"

국제사회 설득할 명분 부족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의 돌발 휴직으로 우리나라의 국제기구 부총재 자리가 사실상 날아가자 정부가 부총재직 되찾기에 나섰다. 정부는 새로 공모하는 부총재 자리에 한국인 전문가를 추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제사회가 우리가 스스로 걷어찬 부총재직을 다시 줄지는 불확실하다.

10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AIIB가 새로 공모하는 재무담당 부총재 자리에 적합한 전문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우리가 AIIB 내에서 지분이 다섯 번째로 높은 만큼 5개의 부총재직 가운데 한 곳을 맡아야 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재는 지난달 자신이 지난 2013년 4월부터 올 2월까지 KDB산업은행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논란이 된 ‘대우조선해양 경영자금 4조원 부실 지원’과 관련, “(지원은) 정부가 결정했고 산업은행은 들러리만 섰다”는 폭로성 언론 인터뷰를 해 파문을 일으켰다. 하지만 감사원의 감사 결과 홍 부총재도 적자를 낸 대우조선 임직원에게 877억원의 격려금을 주도록 허락한 행위 등이 밝혀지자 ‘책임론’이 불거졌고 지난달 27일 정부와 교감 없이 돌연 국제기구 부총재직을 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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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AIIB는 8일 홈페이지에 재무담당(Vice President-Finance) 부총재 자리를 공모한다고 밝히며 3주간의 공모절차를 시작했다. 반면 홍 부총재의 투자위험관리 부총재(CRO)는 국장급으로 격하돼 우리나라는 부총재직을 잃게 됐다.

AIIB 창립 당시 우리나라(3.81%)는 57개 회원국 가운데 중국(30.34%)과 인도(8.52%), 러시아(6.66%), 독일(4.57%)에 이어 지분이 다섯 번째로 많은 점을 인정받아 부총재(5개)직 가운데 하나를 차지했다. 하지만 홍 부총재가 정부를 대표해 맡은 자리를 날리면서 정부도 부총재직 되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추천한 인사가 스스로 자리를 걷어찬 마당에 새 부총재직을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AIIB 역시 홍 부총재의 검찰 조사까지 거론되며 잡음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다시 부총재직을 주기에는 명분이 서지 않는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데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검찰 소환 등은) 일단 홍 부총재가 정부와 연락부터 되고 나서 파악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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