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때리지마” 애완견 보호하려 싸운 60대 여성...법원 “정당방위”

재판부, 애완견 재산으로 인정 보호조치 이유 있다 판시

자신의 애완견을 때린 남성을 막기 위해 몸싸움을 벌인 60대 여성의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당방위는 자신의 신체 및 재산을 방어하는 행위인데 애완견은 재산으로 볼 수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은 정당하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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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남수진 판사는 상해혐의로 기소된 오모(61·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폐쇄회로(CC)TV영상을 보면 오씨가 상대방의 얼굴을 민 것은 맞지만 때렸다고 보기 어렵다”며 “건장한 30대 남성이 자신의 애완견을 폭행하는 데 상대의 얼굴을 밀어내는 것은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오씨와 김모(39·남)씨는 2014년 11월 17일 오후 아파트 승강기에 함께 동승하면서 애완견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아이를 안은 채 부인과 함께 승강기에 탄 김씨는 오씨에게 “왜 강아지를 밖에 데리고 나와 피해를 주냐”고 따졌다. 이어 화가 풀리지 않은 김씨는 오씨 애완견의 머리를 갑자기 때리기 시작했다. 오씨는 강아지를 때리지 말라며 손을 휘둘렀다. 승강기에서 내린 후에도 둘의 실랑이는 계속됐다. 김씨는 오씨의 목을 밀친 후 강아지를 때렸고 오씨도 이에 대항해 김씨의 얼굴을 밀고 손을 마구 휘저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두 사람에게 상해 혐의를 적용해 오씨를 벌금 70만원, 김씨를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김씨는 이 처분을 받아들였지만 오씨는 “정당방위였다”며 법원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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