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한국의 10대 수출 상품이다. 6·25전쟁 후 산업기반이 전무했기 때문에 산과 바다에서 나는 자원들을 그대로 해외로 실어 나르는 식이었다. 심지어 붓을 만들 기술이 없어 붓의 재료인 돼지털만 깎아서 해외에 팔았다.
그러나 지금 이 명단은 모두 바뀌었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한국무역협회는 11일 ‘10대 수출 상품·시장 변화 추이’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1961년 상위 10위 수출품은 광물(철광석, 중석, 무연탄, 흑연), 수산물(오징어, 활선어), 농산물(생사, 미곡)이 대부분이었다. 가공품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합판’ 정도만 가공수출품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1960~1970년대 강력한 중공업 부흥책과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펴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섬유 가공 단지에서 나온 의류, 가발 수출에 힘입어 1960년대 수출증가율은 연평균 41.1%나 됐다.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시점도 1964년이다. 1970년대 초 울산석유화학단지, 포항제철 건립 등을 통해 제조업기반이 마련되자 1976년에는 국산차(포니)가 처음으로 수출길에 올랐다. 1970년대 수출증가율도 연평균 37.5%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1971년과 1977년 각각 수출 10억달러와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수출 우등생 자리도 바뀌었다. 1980년 수출상품 1위는 의류가 차지했으며 철강판과 신발이 2, 3위였다. 이때 반도체가 10위에 이름을 올려 반도체 강국의 싹이 보이기 시작했다.
25년후인 2005년에는 반도체가 당당히 수출품 1위로 올라섰으며 자동차, 휴대전화(무선통신기기), 선박, 컴퓨터 등 첨단제품이 수출 상위권을 휩쓸게 된다. 이 같은 추세는 2015년 통계에도 이어졌다. 여전히 반도체와 자동차가 1, 2위를 차지하는 등 우리나라 수출의 주력품목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지난 70년간 수출은 한국 경제 기적의 원동력이었다”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현 시점은 우리 무역이 재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