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에 체류하다 떠난 외국인이 통계 작성 이후 16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외국인들의 일자리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조기유학 열풍이 수그러들면서 10대 출국자 수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국제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국내외 체류기간 90일을 초과한 내국인과 외국인의 국제순이동(입국-출국)은 6만1,000명 순유입을 보였다. 이는 전년보다 8만명 줄어든 수치다.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온 내국인 입국은 31만1,000명으로 1만7,000명(5.3%) 감소했고 국내에서 나간 내국인 출국자는 32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2,000명(0.5%) 줄었다. 내국인 출국자가 줄어든 데는 조기유학 붐이 식은 탓이 크다. 지난 2010년 한 해 4만6,000명을 기록했던 10대 출국자 수는 매년 줄어 지난해 3만4,000명을 기록했다.
외국인 출국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국내에서 90일 이상 체류하기 위해 들어온 외국인은 37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4,000명(8.4%) 감소했다. 반면 출국은 30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명(11.3%) 증가했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떠난 인원 증가폭만 보면 2014년(3,000명)보다 10배나 많다. 출국자 증가폭이 가파른 국가는 태국(8,000명)과 베트남(7,000명), 스리랑카(3,000명), 인도네시아(2,000명), 필리핀(2,000명), 우즈베키스탄(1,000명) 순이었다.
이는 국내 경기가 상당히 위축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입국 외국인들의 체류 자격을 봐도 일을 하러 한국에 오는 현상이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취업 목적으로 국내에 체류한 외국인은 13만7,000명으로 전년(16만5,000명)보다 2만8,000명 줄었다. 비전문취업자(E9) 수가 5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000명, 방문취업(H2)도 6만5,000명으로 2만6,000명 감소했다. 전문인력 취업 역시 같은 기간 1,000명 줄었다.
단기체류자(사증면제·관광통과·단기방문) 수도 11만1,000명으로 전년(12만6,000명)보다 1만5,000명 줄었다. 단기체류자가 줄어든 것은 사증면제(비자면제)로 들어온 인원이 4만7,000명에서 2만명으로 반토막 난 탓이다. 사증면제로 들어온 인원은 국내에 공장이나 식당 등에 취업해 체류기간(90일)이 지나도 안 나가는 사례가 많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10대 내국인 출국자가 줄어든 것은 조기유학 열풍이 식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면서 “지난해 외국인 출국 증가는 사증면제로 들어온 태국인들이 대거 빠져나간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