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장점검]식약처 '횟집 비브리오균 특별검사' 따라가보니…

수족관 수온·산도 불시 점검

"균 확인땐 어패류 즉각 폐기 조치"

식약처 경인청 소속 점검수거반 담당자가 수족관 물을 채수통에 담고 있다. 채수통에 담긴 물은 검사차량에서 비브리오균 오염 검사를 받게 된다. /신은동 인턴기자식약처 경인청 소속 점검수거반 담당자가 수족관 물을 채수통에 담고 있다. 채수통에 담긴 물은 검사차량에서 비브리오균 오염 검사를 받게 된다. /신은동 인턴기자




“식약처 경인청에서 바닷가 횟집 비브리오균 특별 검사차 나왔습니다. 영업신고증부터 확인하겠습니다.”


지난 13일 오전 인천 중구 월미도 한 횟집에 식약처 점검수거반이 불시에 들이닥쳤다. 6월 시작해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을 웃도는 7∼9월 기승을 부리는 ‘비브리오패혈증균’ 점검을 위해서다. 식중독균의 일종인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연안이나 강 하구에 서식하는 각종 어패류에 존재한다. 염분이 낮고 유기물질이 많은 곳, 갯벌이나 모래가 많고 수심이 낮은 곳을 좋아해 서해안이나 남해안에서 주로 검출된다. 서해안 대표 관광지로 여러 횟집이 밀집한 월미도는 필수 점검 지역 중 하나다.





현장서 ‘균 감염’ 여부 정밀 분석

바닷가 중심 400여곳 집중 점검

발견 건수 0…내달 6일까지 진행





영업신고증을 확인한 수거반은 주방 수족관으로 직행했다. 수온과 산도(pH) 측정이 이어졌다. 광어 등 각종 어패류가 든 수족관 수온은 11도. 세균 증식이 시작되는 15도 이하 수온을 제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pH는 5.83(산성)이 나왔다. 비브리오균이 발견됐을 때 산도와의 연관성을 꼼꼼히 알아보기 위해 pH를 확인한다. 그 이후 점검수거반은 채수병에 수족관 물을 일부 담았다.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 직전의 광어회 일부도 식품수거봉투에 담았다. 수족관 물과 회는 곧바로 횟집 앞 검사차량으로 옮겨졌다. 대기하고 있던 시험분석반은 전달받은 물과 회에 대한 균 감염 여부 검사에 들어갔다. 차량 안에 장착된 유전자 DNA 추출기를 통해 검사가 필요한 DNA를 증폭시키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몇 시간 안에 오염 여부를 알게 된다. 운재호 식약처 농수산물안전과 사무관은 “4시간 뒤면 결과가 판독된다”며 “오염이 확인되면 현장에서 바로 해당 횟집을 찾아 수족관 물을 전부 교체하고 어패류를 폐기하거나 가열해 섭취할 것을 지도하는 등 즉시 조치가 취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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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무작위 불시 점검으로 돌아본 월미도 6개 횟집에서는 다행히 비브리오균이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달 20일부터 전국 해수욕장과 항·포구 주변 횟집 400여곳에 대한 현장 점검을 벌일 결과 13일까지 발견 건수는 한 건도 없었다. 그러나 8월에 접어들면서 비브리오균 생성이 절정에 언제든 다다를 수 있는 만큼 식약처는 다음달 6일까지 집중 점검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바닷가 횟집 비브리오균 특별검사를 마친 식약처 경인청 소속 점검수거반 담당자가 횟집 주인관계자에게 점검 결과와 위생관리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신은동 인턴기자바닷가 횟집 비브리오균 특별검사를 마친 식약처 경인청 소속 점검수거반 담당자가 횟집 주인관계자에게 점검 결과와 위생관리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신은동 인턴기자




수심 낮은 서해·남해서 주로 검출

해수 온도 18도 넘는 7~9월 기승

“수돗물로 씻기만해도 발병↓”



식품안전 당국이 수산물 점검에 고삐를 죄는 이유는 비브리오패혈증이 여름철 집중적으로 발병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의 2011~2015년 비브리오패혈증 월별 환자 발생현황을 봐도 비브리오 패혈증 감염 환자는 7~9월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비브리오패혈증 치사율은 지난 2011년 이후 50%를 웃돌다가 2014년 65%를 넘어섰다. 그나마 지난해 발생 건수(37)와 사망자 수(13)가 급격히 줄어 치사율 35.13%를 기록했다. 환자 대부분은 40~50대 남자로 건강한 사람은 2∼8일 잠복기를 거쳐 발열·오한·복통·설사·수포 등 위장관 증상만 겪다가 사라지지만 만성 간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감염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운 사무관은 “수돗물 등 민물에 노출되면 약해지기 때문에 아가미·내장·비늘 부분을 잘 제거하고 살 부분을 2∼3회 잘 씻기만 해도 발병은 급감한다”며 “특히 조리기구를 통한 2차 감염이 더 우려되는 만큼 횟집의 칼·도마 등의 위생 관리 상태를 철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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