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터키 군부 쿠데타 실패] 에르도안 성명에 시민들 쿠데타 저항…유혈사태로 번져

<발발서 진압까지…긴박했던 6시간>



터키 군부의 쿠데타 사실이 전해진 15일(현지시간) 오후10시56분 이후 진압된 이틑날 오전까지 국제사회는 숨을 죽인 채 상황을 지켜봤다. 유럽과 중동을 잇는 보스포루스해협 대교 두 곳을 장악하며 시작된 터키 군부의 쿠데타는 수도 앙카라와 최대 도시 이스탄불 곳곳에서 유혈사태로 이어지며 무정부 상태로 빠져들었지만 해외에서 휴가 중이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6일 새벽4시 이스탄불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후 진압 작전이 속도를 내며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아갔다. 긴박했던 터키 쿠데타를 시간대별로 정리한다.

◇15일 23시=영국 텔레그래프는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총성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군용 제트기가 저공 비행하는 소리가 들렸으며 터키 경비대가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다리 두 곳을 봉쇄했다고 전했다. 보도가 나간 후 30분 만인 23시25분 군부의 공식 쿠데타 발표가 나왔다. 군부는 국영 NTV 방송에서 “터키군이 헌법 질서와 인권·자유·법치·안보를 재건하기 위해 전국의 국가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밝히며 쿠데타의 시작을 알렸다.


◇16일 0시=곳곳에서 군경 간 충돌이 벌어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현지에 있던 외신 기자는 “시내에 탱크가 지나가고 있다”며 “총성을 들었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의 관문이었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의 모든 항공편도 취소되고 국영 TRT 방송이 “질서가 잡힐 때까지 ‘평화위원회(군부)’가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군부가 공항 및 방송까지 장악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0시30분=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첫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CNN튀르크를 통해 “봉기를 시도한 세력은 군부에서 소수에 불과하다”며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거리로 나가 정부에 대한 지지와 단결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인터뷰는 스마트폰 영상통화로 진행됐다. 비슷한 시각 국영 아나돌루통신은 훌루시 아카르 터키군 참모총장이 군부에 의해 인질로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1시=시민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모여 총리 공관으로 향하는 탱크를 막았으며 앙카라시 곳곳에서 행진을 벌였다. 터키군은 시민을 향해 발포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경찰 17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보도가 나오며 쿠데타는 유혈사태로 번지기 시작했다. 새벽2시40분께 앙카라 의회에서는 대형 폭발이 발생했다.

관련기사



◇4시=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쿠데타는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군 지도부에 대한 체포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고위급으로 확대하는 중”이라며 “군부 ‘청소’를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5시=쿠데타 진압 작전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는 “쿠데타군 120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성난 시민들이 군인들의 총을 빼앗는 사진들이 보도됐으며 정부가 군부의 공격을 받았던 터키 의회와 아타튀르크 공항을 장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6시=아뎀 후두티 육군 2군 사령관과 알파르슬란 알탄 헌법재판관 등 쿠데타 주동자들이 체포되면서 사실상 쿠데타 상황이 종료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부가 국가를 장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65명의 사망자와 1,440명의 부상자를 낸 쿠데타는 6시간여 만에 실패로 막을 내렸다.

변재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