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가 ARM 인수에 합의하고 이 사실을 곧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수 금액은 지난 15일 ARM 주식의 종가에서 43%의 프리미엄이 붙은 주당 17파운드 기준으로 결정됐다.
소프트뱅크가 거금을 들어 ARM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사물인터넷(IoT)·스마트폰 관련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은 10억 파운드 가량으로 크지 않지만 영업이익률이 높은데다 삼성전자·애플을 비롯한 스마트폰 생산업체 대부분에서 로열티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번 인수로 소프트뱅크가 IoT 분야의 폭발적 성장에 맞춰 수익을 가져다 줄 ‘현금 창고’를 하나 얻었다고 평가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로 파운드화 가치가 엔화 대비 30% 폭락한 것도 ‘승부사’ 손 사장의 거액 배팅을 이끌어내는 데 일조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인수대금을 전액 파운드화로 지급할 계획이다. 아미르 안바르카데 BGC파트너스 일본 자산판매부문 사장은 “손 사장이 파운드화의 가치가 회복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기술 분야에서 최고의 기업을 집어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계이자 소프트뱅크 창업자인 손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60세 은퇴 계획을 철회하고 향후 5년간 더 회사를 이끌겠다고 공언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투자 성공으로 안목을 입증받은 그는 향후 30년의 중점 사업으로 IoT·인공지능·스마트로봇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