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이 지난해 상장사 외부감사에서 기업 존속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한 건수는 소폭 늘었지만 한정 또는 거부 의견을 제시한 기업은 12개사(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상장사 2,002개사의 2015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96개사(19.8%)의 감사보고서에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하는 ‘강조사항’이 기재됐다고 밝혔다. 강조사항이 언급된 감사보고서의 비중은 2014 회계연도(19.4%)와 비슷한 수준이다. 강조사항에는 회계법인의 외부감사 의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나 경영 환경과 관련해 제기될 수 있는 불확실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항목별로 보면 ‘계속기업 불확실성’으로 기재된 상장사가 79곳으로 집계됐으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은 29개사의 감사보고서에 적혔다. 두 가지 강조사항의 건수는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4 회계연도에서 감사보고서가 ‘적정’ 의견을 받아도 강조사항에서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적힌 기업의 12.2%는 이미 상장 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은 2개사 중 1곳도 상장 폐지됐다. 적정 의견은 기업이 작성한 재무제표가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영 상태가 양호하다는 증명은 아니다.
2015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상장사 중 1,990개사(99.4%)가 적정 의견을 받았다. 이는 2014 회계연도와 비교해 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한정 의견은 2개사(0.1%), 의견거절은 10개사(0.5%)에 불과했다. 의견거절은 회계법인이 기업에 대해 감사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돼 판단이 불가능하거나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을 때 내리는 결론이다. 한정 의견은 적정과 의견거절의 중간 수준이다. 윤동인 금감원 회계제도실장은 “회계법인이 재무제표 이용자(투자자 등)의 주의 환기를 위해 기재한 강조사항 중에서 계속기업 불확실성, 워크아웃 등이 들어간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영업환경과 재무구조가 나빠진 기업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투자자가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